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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과 포의 구별

분류 ·구분하는 것은 상이점과 상사점을 변별함으로써 대상을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함이다. 1999년 연평해전이 벌어졌을 때 국방 관계자 한 사람이 해군의 대응사격을 묘사하면서 `76㎜ 기관포' 라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당혹해 한 적이 있다.

분당 85발을 발사하는 것이 어찌 대포이겠는가 하는 소박한 질문이었다면 다행이겠으나 세계 최고의 함포제조를 자부하는 이탈리아의 오토 메라라사(社)가 들었다면 매우 섭섭해 했을 것이다. 기관포를 쏘는 경우와 함포를 쏘는 경우가 지니는 법적 ·현실적 의미의 차이는 차치하고라도.

총과 포의 생성 연원은 비슷하고 사격 ·발사의 원리도 큰 차이가 없다. 주물(鑄物) 능력이 정교하지 못하던 시절 간단한 장치와 구조로 탄을 먼 거리까지 쏠 수 있도록 한 것이 포의 기원이고, 추진체의 연소상태를 조정 ·통제하게 되면서부터 작고 가볍게 사용하기 쉽도록 만들기 시작한 것이 총이라고 보면 용도에 따라 선택하기에 달렸지 근원이 다른 것은 아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총과 포를 변별할 때는 보통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준을 적용한다. 첫째 구경이 20㎜ 이하이면 총으로 분류하고 그 이상이면 포로 분류한다. 둘째 사출탄, 즉 탄자가 표적에서 파열(폭발)하도록 된 것은 포, 그렇지 않으면 총으로 분류한다. 셋째 관측자와 사격자가 한 사람이면 총, 두 사람 이상이면 포로 분류한다.

이상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이론이 없겠지만 그것을 모두 충족치 못하고 한두 가지만 충족하거나 기준의 경계선상에 있는 경우가 문제다. 예를 들면 90㎜나 106㎜ RR의 경우 `무반동총'이라 한다. 구경이나 자탄의 파열성 여부를 보면 포와는 달리 조준자가 조준탄을 쏴서 인지되는 표적을 직접 사격토록 돼 있어 반동이 없는 총이라 명명됐다. 그리고 20㎜ 구경의 M-61 벌컨포나 M-39 항공기용 기관포 역시 자탄이 파열하고 구경이 20㎜로 경계상에 있지만 조준자(조종사)가 직접 사격할 수 있고 원격 조작도 가능하다. 그런데도 `기관포'로 분류한다. 즉 기계장치를 통해 자동으로 연속발사할 수 있는 포라는 뜻이다.

총과 포를 변별하는 기준은 위의 세 가지 조건 중 가까운 어느 쪽을 설계자나 채택하는 권위자가 그 사용 방법과 사용 목적을 고려해 분류한다.

좀더 설명하자면 총은 손바닥 안에서 쏠 수 있는 권총과 양손으로 잡고 쏠 수 있는 장총으로 구분한다. 장총을 소총이라 부르는 것은 대포에 상대되는 작은 화기라는 뜻이고 보총이란 보병용 소총, 기총은 기병들이 마상에서 쉽게 다룰 수 있도록 짧고 자동화한 소총, 카빈을 일컫는 말이다.

혼란스러운 것이 기관단총과 자동소총일 것이다. 우선 기관단총은 기관총을 간단하게 축소해서 발사체를 물체에 거치하지 않고 양손 파지(把指)로 사격할 수 있게 한 연발총이다.

한편 자동소총은 그야말로 소총을 연속 사격이 가능토록 향상시킨 것이다. 기관단총에 비해 긴 총신을 이용, 비교적 먼 거리의 표적을 조준해서 쏠 수 있고, 2~3발의 점사(點射)에서 완전 자동상태의 연속사격까지 선택해 쏠 수 있도록 해 기관단총의 고 발사율과 소총의 조준사격 능력을 결합한 획기적으로 진보된 보병의 기본화기다.

포의 경우 사격 방법의 차이, 즉 탄도의 높낮이에 따라 직사 ·곡사 ·박격포로 나뉜다. 표적의 상대적 위치 ·형상 ·성질에 따라 요구되는 착탄의 각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선택적인 사격이 필요하다.

직사포는 저탄도를 이용한다. 즉 포구 속도가 초당 650m 이상이고 포신의 길이가 초구의 75배 이상으로 비교적 장거리의 표적을 정밀하게 사격할 수 있다. 곡사포는 포신의 길이가 구경의 22~30배 정도이고 비교적 낮은 포구 속도(400~600m/sec)로 고탄도를 이용한다.

이 종류 포의 사정은 같은 구경일 때 직사포의 절반 정도의 사정 특성을 갖는다.

직 ·곡사포는 직사포와 곡사포의 특성을 혼합한 것이다. 포신 대 구경의 비율을 37정도로 해 초속 700m가 넘는 빠른 포구 속도를 갖도록 하고 포신각을 폭넓게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종류의 포는 대전차탄이나 대전차유도탄 ·대공유도탄 등을 포신으로 발사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으로 자주현가장치(自主懸架裝置)에 탑재하면 위력적인 돌격포 ·자주포가 된다.

박격포는 가볍게 만든 곡사포라고 할 수 있다. 같은 구경이면 곡사포의 9분의 1~10분의 1 정도의 무게이고 발사각도는 극단적으로 높아 45°~85°로 사격한다. 포신 길이 대 구경비는 20 정도로 아주 짧다.

아주 특이한 형태로 직사포나 곡사포 ·박격포의 혼합형이 개발되고 있다. 이는 곡사포의 아주 낮은 탄도(flat trajectory:평사탄도)에서부터 박격포의 임무까지 선택적으로 수행할 수 있고, 포미(砲尾)장전 방식을 택해 사격 속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게 됐다.

통상의 포를 구경(직경)별로 구분하면 76㎜ 이하 구경의 포를 경포(light class), 76~130㎜ 직사포와 76~155㎜의 곡사포를 중포(medium class)라 하고, 130㎜ 이상의 직사포나 155㎜ 이상의 곡사포 및 로켓 발사 장치를 중포(heavy class)라 한다. 이는 구소련식 편제를 기준으로 설명한 것이나 서방측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금 특수한 예로 대공화기의 구분 방법에 약간 차이가 있다. 이 경우에는 70㎜까지를 경대공포, 70~100㎜를 중대공포, 100㎜ 이상을 대공포라 한다.

<공군사관학교 교수 권재상 대령 holdon@unitel.co.kr〉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9. 26 >

2003-09-26 18: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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