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양과 대륙을 가로질러 전 세계로 군사력을 투입하는 미국은 수송기를 매우 중시한다. 가장 효율적인 대륙간 수송 수단은 선박이지만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긴급 수송에는 수송기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수송기의 겉모습은 일반 민간 항공기와 별 차이가 없어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수송기는 모순되는 두 가지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설계상의 어려움이 있다. 첫째는 가급적 많은 화물을 탑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전시 긴급 상황에서 어떤 공항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이착륙 거리가 짧아야 한다는 것이다.

화물을 많이 탑재한다고 마냥 좋은 것이 아니다. 탑재량을 늘리기 위해 수송기가 너무 커져 버리면 이용할 수 있는 공항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착륙 거리를 짧게 하기 위해 수송기를 너무 작게 만들면 전차 같은 대형장비를 실을 수 없게 된다.

지금까지의 수송기는 이 두 가지 모순되는 요구 중 하나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든 것이 보통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C- 5 갤럭시 수송기가 가급적 화물을 많이 실을 수 있도록 만든 대형 전략수송기라면 C-130 허큘리스 수송기는 이착륙 거리가 짧아 전선에서 가까운 소규모 공항에서도 운용할 수 있는 소형 전술수송기다.

이에 반해 미국이 1991년에 개발한 C-17 전략수송기(사진)는 C-130급의 이착륙 거리를 가지면서 동시에 C- 5급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혁신적인 수송기다. C-17 전략수송기는 전차를 탑재할 수 있는 대형 수송기지만 이착륙 거리가 짧다. 가급적 많은 화물을 전선에서 가장 가까운 소규모 공항으로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이런 성능을 바탕으로 이번 이라크 전쟁에서도 맹활약했다.

▲ 최단 이륙거리 2317m
▲ 최단 착륙거리 914m
▲ 최대 화물탑재량 78t
▲ 최대 항속거리 8339km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10. 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