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함정(군함)을 새로 건조하거나 구매한 뒤 취역할 때에는 반드시 배에 이름을 붙이는 행사를 갖는데 이를 함정 명명식이라고 한다. 이 함정 명명식은 함정의 크기에 따라 거행되는 장소가 달라진다. 보통 대형함정의 경우 배를 부두에 계류한 뒤 육상이나 함정 어디서든 행사를 거행할 수 있지만 소형함정의 경우는 대개 부두 앞에서 의식을 갖는다.

함정의 명칭은 상선과는 달리 함정의 특성 ·용도 ·크기에 따라 해군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정해진다. 함정 유형별로 함의 이미지와 관련된 도시 ·호수 ·역사적 인물 ·산 ·조류 ·해양동물 ·용맹성 등을 따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함정의 이름은 1990년대 이전에 건조된 함정(기존함정)과 이후에 건조된 함정(신조함정)으로 구분해 부여 기준에 차이가 있다.

1990년대 이전에 건조된 함정 이름은 지명 ·산 ·호수 ·조류 명칭을 사용하고 인명은 사용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며 함명이 대부분 두 글자로 구성되어 있다(경북함 ·충남함 등).

이에 반해 1990년대 이후 건조됐거나 건조 예정인 함정의 이름은 역사적 의미를 내포한 인명과 지명을 둘 내지 서너 글자로 조합해 사용하고 있다(장보고함 ·을지문덕함 등). 또 운용중인 함정이 퇴역할 경우 새로 건조되는 함정이 퇴역함정의 이름을 이어받아 사용한다. 이때 그 함정과 인명 및 지명으로 관련되는 지역사회나 후손은 함정과 자매결연을 하고 함정 진수와 취역 행사에 초대되거나 함정을 방문하는 등 우의를 다지는 행사를 갖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우리 해군의 주력함인 구축함은 국민으로부터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역대 왕이나 장수의 이름으로 정하고 있다. 1998년 취역한 광개토대왕함이나 을지문덕함 ·양만춘함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호위함과 초계함에는 충북함이나 서울함의 경우처럼 도나 대도시의 지명을 사용하며, 잠수함은 최무선함이나 장보고함과 같이 해상에서 큰 공을 남긴 인물이나 독립운동에 공헌한 인물 또는 최근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의 이름으로 함정명을 정한다. 또 상륙함의 경우는 산봉우리나 도서(島嶼)명을 그 명칭으로 하고 있으며 고준봉함이나 위봉함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선정된 함명은 해군참모총장의 최종결재를 통해 공식명칭으로 탄생하게 된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10. 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