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는 고 김영환(金英煥) 장군이 1951년 10월 강릉기지 비행단장(대령) 시절 최초로 착용했다. 당시 김대령은 공군참모총장을 지낸 장지량 장군과 추락한 아군 비행기 조종사의 수색·구조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다가 눈에 잘 띄는 색상인 빨간 머플러를 착용키로 했다. 김대령은 부관을 시켜 강릉시장에서 `빨간 인조견'을 사오도록 해 조종사 숫자대로 재단, 출격하는 조종사들의 목에 직접 둘러줬다.

다른 한편으로는 규정된 머플러가 없어 출장차 서울 형님 집에 들른 김대령이 형수가 치마를 만들려고 둔 빨간 천을 목에 두른 데서 유래됐다는 말도 있다. 어찌됐건 고 김영환 장군이 처음 착용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공군을 상징하는 대표적 노래가 된 `빨간 마후라'도 군가(軍歌)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 노래는 1964년 전국을 강타한 영화 `빨간 마후라'의 주제곡으로 쓰이면서 씩씩한 남성들의 노래로 자리잡게 됐다.

`빨간 마후라' 노래는 극작가 한운사(韓雲史)씨가 작사했고 황문평(黃文平)씨가 작곡을 담당했다. 이 노래는 영화가 만들어지기 1년 전 MBC 라디오 창사 1주년 기념 특집극 주제가였던 `강릉 아가씨'(노래 김수연)를 모곡(母曲)으로 하고 있다.

이후 `강릉 아가씨'는 영화 `빨간 마후라'의 주제가로 불려졌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역사 속으로 묻힐 뻔했으나 1993년 10월1일 공군 창설 기념일을 기해 공군18전투비행단 단장이었던 신길수(공사15기)준장이 작곡가·작사가를 만나 `강릉 아가씨' 원본을 찾아냄으로써 빛을 보게 됐다.

6·25전쟁 당시 우리 공군은 F-51 무스탕 전투기를 이용해 한국 공군 최초로 단독 출격을 감행함으로써 공군 역사의 새 장을 이룩한 것을 비롯해 1952년 1월 승호리 철교 폭파, 1952년 평양·원산 폭격 등 공훈을 세웠다. `강릉 아가씨'와 `빨간 마후라' 노래 가사는 당시의 이같은 실제 상황을 묘사하고 있기도 하다.

공군18전투비행단은 1994년 4월1일 부대 내에 가로·세로 3.2ｍ의 기초석을 쌓고 높이 2ｍ의 삼각형 비를 축으로 세운 노래비를 만들어 `빨간 마후라'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10. 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