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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택지적비, 그 황당한 해석

사택지적비해방 후인 1948년 8, 9월쯤 탑파 조사를 위해 부여를 찾은 불교미술 사학자이자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에 재직중이던 황수영씨는 부
여박물관장이던 홍사준씨와 함께 부여 읍내 각 고적지를 답사하다가 관북리 도로변에 쌓인 돌더미 속에서 문자가 적힌 돌 하나를 발견한다.

이 돌무지는 일제 식민강점 시절 일본인들이 신궁(神宮)을 만들 작정으로 부여 각지에서 옮겨다 쌓아놓은 것인데 문제의 금석문은 여기에 섞여 있었다.

몇 년 뒤 사비 도읍기(538-660년)에 작성된 것으로 밝혀진 이 금석문은 사택지적(沙宅智積)이라는 사람이 늙어감을 탄식해 사찰을 건립하게 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사택지적비'라는 이름을 얻었다.

백제인들이 당대에 남긴 금석문이 워낙 희귀하기 때문인 듯 백제사를 얘기할 때 사택지적비는 빠질 수 없는 1급 사료가 되고 있다.

현행 고교 국사교과서 또한 상권 '고대문화의 발달' 88쪽에서 사택지적비를 탁본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설명하기를 "사택지적 비문에는 노장사상이 나타나 있다"고 하고 있다.

비단 국사교과서뿐 아니라 사택지적비에 대한 이런 설명은 대단히 많다.

과연 사택지적비에는 노장사상이 나타나 있는가? 있다면 어떤 점에서 그런가?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사택지적비 어디를 뜯어봐도 노장사상을 운위할 근거는 털끝만큼도 없다.

높이 102cm, 너비 38cm, 두께 29cm인 이 비석은 화강암 한 쪽 면을 곱게 다듬어 가로와 세로로 각각 줄을 쳐 정사각형 칸(한 칸은 크기가 7x7㎝ 가량)을 만든 다음 그 안에 평균 4.5cm 크기의 한자를 1행에 14자씩 새겨 넣고 있다.

여러 군데가 파손됐기 때문에 원래 모습은 알 길이 없으나 현존 비석만 보면 4행에 걸쳐 모두 56자가 유려한 문체로 확인되고 있다.

사택지적비 원문 전부와 해독문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寅年正月九日奈祗城砂宅智積慷身日之易往慨體月之難還□金以建珍堂조玉以立寶塔□□慈容吐神光以送雲□□悲貌含聖朗以

(인년 정월 9일, 내지성의 사택지적은 해가 쉬이 감을 슬퍼하고 달이 어렵사리 돌아옴이 서러워 금을 캐어 귀중한 당을 짓고 옥을 파서 보배로운 탑을 세웠다.
우뚝 솟은 자애로운 모습은 신령한 빛을 토해 구름을 보내고, 뾰족하니 슬픈 모습은 성스러운 밝음을 머금어...)

이처럼 사택지적비 그 어디에서도 노장사상은 꼬투리조차 찾을 수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모든 것은 덧없다는 불교사상으로 일관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사택지적비는 백제의 노장사상을 입증하는 대표작으로 평가돼 왔고 국사교과서에서도 버젓이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

물론 근거가 아주 없지는 않다. 우선 사택지적비 한 쪽 귀퉁이에서 봉황 무늬가 확인되고 있으며 내용 또한 노장 냄새가 난다는 점이다.

하지만 봉황무늬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노장사상을 반영했다고 보는 것은 안이하기 짝이 없는 생각이다. 이는 마치 청와대 휘장에 봉황이 들어가 있다고해서 그것을 노장사상과 직접 관련지을 수 없음과 같다.

사택지적비 내용에서 인생무상이 느껴진다 해서 이것이 도교와 관련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난센스일 따름이다.

위에서 보았듯 사택지적비는 인생의 덧없음을 개탄해 절을 지으면서 남긴 글이며 불교사상으로 초지일관하고 있다. 따라서 역사와 국민을 오도하는 '사택지적비=노장사상' 등식은 폐기돼야 한다.

꼭 이런 설명을 살리고 싶다면 "사택지적 비문에는 노장사상이 나타나 있다는 평가도 있다"는 식으로 단정적인 표현을 피해야 한다.

2001-07-22 00: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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