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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숨결을 찾아] ③ 고양 굴(屈)씨 묘



조선조 인조의 맏아들, 비운의 소현세자(昭顯世子)에게 충절을 다했던 중국인 궁녀 굴(屈)씨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중국인인데다 조선에서도 역도로 몰려 멸문지화를 당하다시피한 소현세자 가문과 연을 맺고 있었던 탓인지 관련 기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영조 31년인 1755년 만들어진 '고양군지'가 그나마 굴씨 얘기를 지나가듯 기록하고 있다.

그녀는 중국의 궁녀였지만 지금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 소현세자 종중 땅에 '굴씨 묘' 또는 '굴묘'라는 이름 아래 묻혀 있다.

통일로 필리핀 참전비 앞에서 고양동 중남미문화원 쪽으로 대양로를 따라 1.5㎞ 가량 가다 보면 왼편 폐가 뒤 야트막한 산 능선 언저리에 자리잡고 있다.

소현세자의 세 아들 중 유일하게 살아 남아 숙종때 복권된 3남 경안군(慶安君)의 묘 옆자리다.

경안군의 장남 임창군(臨昌君) 곤(火변에 昆)이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이 곳에 굴씨를 모실 때 묘지문까지 지을 정도로 후손들은 굴씨 모시기에 정성을 다했다.

지금은 원형을 볼 수 있는 기록을 접할 수 없지만 여느 군 부인(君 夫人) 묘 못지 않게 석물과 비석 등으로 꾸며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현세자 종중은 200여년 뒤인 2000년 4월 사초하고 비석을 새로 세워 곧 쓰러질 듯한 비목(碑木)에 '청국여인 굴씨지묘'란 비문이 붓글씨로 쓰여 있던 초라함을 뒤늦게나마 벗겨냈다.

굴씨가 이렇듯 먼 나라 조선의 소현세자 종중 땅에 묻혀 대접을 받는 데는 소현세자에 대한 충절이 남달랐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김구, 김수증 등 조선 후기 선비들은 그녀의 충절을 기리는 시(詩)를 남길 정도였다.

소현세자 종중은 굴씨가 가문을 잇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굴씨는 명나라에서 태어나 명.청나라의 궁녀로 있다 22살이던 1646년 청국에 볼모로 잡혀가 있던 소현세자 일행을 따라 조선으로 들어왔다.

당시 청 태종 동생의 구애를 뿌리치고 조선과 소현세자를 택한 굴씨는 조선에 온 지 두달여 만에 소현세자가 숨졌으나 청나라로 돌아가지 않았다.

이후 인조가 소현세자의 장남 대신 소현세자의 동생인 봉림대군(鳳林大君)을 임금(효종.孝宗)에 앉히면서 세자빈(世子嬪) 강(姜)씨 일문을 멸한 '세자빈 강씨 사사 사건' 때 소현세자 가문도 역시 멸문지화의 위기에 처했다.

끝내 소현세자의 장남과 차남은 제주도로 귀양가 사약을 마시고 죽었고 3남 경안군만 유일하게 목숨을 부지했는데 굴씨가 이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현세자 종중 이우석(李愚錫.77.13대손.대자동)씨는 ''세자빈 강씨 사사 사건 당시 굴씨가 어린 아이를 등에 업고 도망치고 숨겼다'는 얘기를 어른들로부터 자주 들었다'고 말했다.

굴씨는 또 효종의 북벌에도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고양시 정동일(37) 역사전문위원은 '효종 북벌때 청나라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는 기록이 자주 보인다'며 '특히 북벌을 단행할 때는 이미 김자점 등 친청세력을 모두 제거했기 때문에 조정에 굴씨만한 전문가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굴씨는 50년 가까이 조선에 살면서 아시아 실세로 등장한 청나라를 드러내놓고 배격하지는 못했겠지만 '이미 망한 명나라를 섬기고 청나라를 배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굴씨는 70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면서 '고향 가는 길 옆에 묻어 달라'고 했다는 기록 이외에도 '살아 생전 바라던 청나라의 멸망을 보기 위해 이 곳에 묻어 달라'고 했다는 얘기가 지금껏 구전되고 있다.

하지만 얄궂게도 새로 만든 비석에도 '소현세자 청국(淸國) 심관(瀋 舍변에 官) 시녀(侍女) 굴씨 지묘'라는 비문이 새겨져 있다.

TV 대하사극 '명성황후'를 통해 '개국이 옳았냐, 쇄국이 옳았냐'는 질문이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요즘 명나라를 섬기면서도 청나라의 신문물을 받아들이려 했던 개화파 소현세자와 굴씨 얘기는 되돌아 볼만한 역사적 가치가 있을 듯 싶다.

2002-01-20 21: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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