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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숨결을 찾아] ④ 안산 별망성(別望城)



고려 때 항몽 격전지로 알려진 별망성(別望城)은 경기도 안산시 초지동 안산열병합발전소 앞 야산에 위치하고 있다.

해발 50여m 야산 정상 주변에 길이 225m, 높이 1.45∼2.4m, 너비 2.4∼10m규모로 쌓은 이 성(城)은 지난 1988년 콘크리트와 잡석 등을 이용, 엉성하게 복원돼 정확한 고증 절차가 없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 성은 고려 때 삼별초군(三別抄軍)이 몽고군과 싸워 크게 이긴 곳이란 설(說)이 유래되고 있으며 매년 안산지역 최대 문화예술제인 '별망성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산신제(山神祭)가 열린다.

경기도 기념물 73호로 지정된 성은 그러나 항몽격전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 학계를 중심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안산시사(安山市史)의 구비문학편에 따르면 별망성은 고려 때 삼별초군이 바다 건너편 대부도에 주둔하던 몽고군의 상륙을 막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고 상륙을 획책하던 몽고군을 패퇴시킨 장소라고 밝히고 있다.

또 시(市)가 편찬한 '안산 나침판'이란 책자에도 별망성지는 남양만을 연하여 해안으로 침입하는 몽고군과 왜구를 막기 위해 요새를 만들고자 산 정상에서 해안선을 따라 양쪽 골짜기에 돌로 쌓아 만든 해안산성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안산문화원 이현우사무국장은 "별망성은 경기도박물관의 조사결과, 축성방법이나 출토유물을 놓고 볼 때 조선시대 초기에 축성된 것으로 몽고군이 침입했던 고려시대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이어 "고려사 24편을 보면 고종 43년 4월 대부도에서 활동하던 별초군이 시흥 소래산에 주둔하던 몽고군을 급습, 100여명을 격살했다고 기술하고 있고 고려사 27편에는 원종 12년 당시 몽고군이 대부도에 상륙했으나 별초군이 몽고군 6 명을 사살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며 별망성과 몽고군과의 관계를 부인했다.

안산시사 편찬에 관여했던 장천호(76.안산시 예총고문)씨도 이 국장의 주장에 동조했다.

장씨는 "별초군의 이동 경로를 추정해볼 때 대부도에 거주하던 대부삼별초가 별망성 포구로 배를 타고 들어와 상륙한 뒤 시흥 소래산에 주둔하던 몽고군을 기습해 100여명을 사살한 것"이라며 "몽고군이 대부도에 주둔했다거나 별망성에서 전투를 벌였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장씨는 "몽고군이 고려를 침략했을 당시 안산.시흥.화성지역 주민들은 몽고군을 피해 섬으로 이주, 즉 입도(入島)했고 이들은 별초를 조직해 뭍에 있는 몽고군을 공격한 것"이라며 "별망성은 단지 몽고군 침입 이전부터 군영이 설치됐던 곳"이라고 주장했다.

별망성에 관한 기록은 조선시대에 편찬된 세종실록지리지와 문종실록,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남아있고 특히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효종 7년(1656)에 이곳에 있던 초지양영(草芝梁營)이 강화도로 옮겨 가 성의 옛터만 남아있다고 기록돼 있다.

이를 놓고 볼 때 별망성은 15세기 초기에 축조돼 17세기 중엽 폐성되기 까지 약 250년간 남양만으로 침입하는 왜적을 막기 위해 야산 위에 세워진 산성이고 적지 않은 수의 군인이 주둔했던 곳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안산시사에는 별망성이 위치한 별망산의 유래가 기술돼 있다.

한 부인이 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산 위에서 평생 눈물 흘렸다고 해서 별망산이란 명칭이 유래됐다고 한다.

별망산성 위에 올라서 보면 드넓은 시화호 간석지와 지금은 호수의 일부가 돼버린 남양만 갯골이 눈아래 펼쳐지고 별초군이 활동했다는 대부도도 멀리 보인다.

그러나 성 주변에 반월공단이 조성되고 해안쪽 성터에 열병합발전소, 쓰레기 소각장, 염색단지 등이 들어서면서 산성 위에서 맡는 공기의 냄새는 무척이나 역하다.

수백년 전 어부의 부인이 오매불망 남편을 그리며 눈물 흘렸다면 지금은 공해에 찌든 공기를 마시느라 역한 어지럼증을 느껴야 하는 공해 체험장소로 전락된 느낌이다.

2002-01-28 13: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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