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앞바다를 바로 눈앞에 둔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194 언덕에 자리잡은 능허대(凌虛臺.인천시 기념물 제 8호)가 시민들로 부터 역사 관광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1천600여년전 백제가 중국과 교류를 시작한 근초고왕 27년(서기 372년)부터 웅진으로 도읍을 옮긴 개로왕 21년(서기 475년)까지 사신들이 중국을 왕래할때 출발했던 한나루(大津)라는 나루터가 있던 곳이다.

당시 백제는 중국 동진(東晋)과 교류를 원했으나 북쪽에 고구려가 버티고 있어 육로대신 바닷길을 개척해야 했다.

능허대가 사신들이 머물던 곳이라면, 능허대에서 1천ｍ 정도의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던 포구가 바로 한나루이다.

이 때문에 능허대에는 일제시대까지 역관(驛館.사신들이 이용하는 숙소)이 있었다는게 향토사학자들의 설명이다.

능허대는 소동파의 '적벽부(赤壁賦)'에서 따온 이름으로 만경창파를 하늘로 날아오르듯 항해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능허대는 개항(開港)이란 역사성 만큼이나 사신과 기녀(妓女)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도 품고 있다.

'인천부읍지'에는 백제의 한 사신이 기녀를 거느리고, 능허대에서 배가 떠나기를 기다리던중, 순풍이 불어 배에 오르던 날, 이별의 정을 못이긴 기녀가 바위에서 떨어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전설이 기록돼 있다.

하지만 현재 능허대 주변은 매립돼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조성돼 있는데다 앞쪽으로는 해안도로가 뻗어 있어 원래의 제 모습을 찾기보기는 어렵다.

단지 지난 87년 능허대가 있던 자리(3천740평)에 팔각정.연못.인공폭포 등을 갖춘 도심속의 어린이 공원이 들어서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향토사학자들은 항도 인천의 상징적 의미를 갖는 능허대를 인천을 대표하는 전통문화 행사와 연계해 발전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향토사학자 조우성(55.인천 광성고교 교사)씨는 '능허대가 대 중국 왕래의 거점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인천의 역사와 연계한 연구는 전무한 상태'라며 '인천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인천사랑을 고취시키키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도 능허대가 있던 곳을 역사적 상징성에 맞는 근린공원으로 조성키로 하는 등 뒤늦게나마 역사 인식을 함께 하기 시작했다.

능허대지의 면적을 현재보다 2배이상 넓힌 9천730평으로 조성, 근린공원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또 150억원을 들여 이 곳에 문화재 및 역사유물 모형 전시장을 만들고 중국과 교류 당시의 백제시대 나루터를 재현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자매도시를 통해 만리장성 등 소형모형물을 제작,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시(市) 관계자는 '능허대의 역사적 상징성 제고를 위해 능허대지를 늘려 근린공원으로 꾸밀 방침'이라며 '학생과 시민들에게 역사 교육장 및 시민 휴식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