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사적211호인 인천시 서구 검암동 녹청자 도요지는 우리나라 청자발생의 기원을 밝히는데 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은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국제골프장안(17번홀)에 있어 접근이 쉽지 않은데다 관리마저 소홀해 외관이 쪼라하기 짝이없다.


경인고속도로 서인천 I.C를 빠져나와 검단.강화 방향으로 3.7㎞를 달리면 인천시 서구 공촌동 공촌사거리에 이른다.

이곳에서 공항고속도로 방향으로 좌회전해 400ｍ를 가면 인천국제골프장 이정표가 나온다.

골프장 진입로를 따라 우측으로 들어가면 길 양쪽에 정원수와 과실수가 빽빽히 자라고 있고 푸른 잔디밭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골퍼들이 연발하는 '굿-샷' 탄성이 간간이 들리면서 녹청자도요지 팻말이 나타난다.

서울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할 경우, 계양I.C에서 계양.인천쪽으로 빠져나와 서구 방향으로 3㎞를 달리면 역시 공촌사거리가 나온다.

인천 녹청자도요지(綠靑磁陶窯址)는 국제골프장안(17번홀)에 있으며 행정상 위치는 서구 검암동 438-21.

우리나라 청자 발생의 기원을 밝히는데 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아 지난 1970년 국가 지정문화재(사적 211호)로 지정됐다.

지난 65년과 66년 2차례에 걸쳐 발굴된 도요지는 야트막한 구릉지에 서남향을 하고 있고, 길이 7.3ｍ, 너비 1.05ｍ, 아궁이 너비 1.2ｍ의 비교적 작은 규모의 가마이며 84년 복원됐다.

녹청자가 신라말과 고려초 사이 발달하기 시작한 것으로 미뤄 도요지도 그 당시 축조됐으며 고려초에서 조선말까지 서민용 녹청자를 구워낸 것으로 추정된다.

출토된 자기는 문양이 없고 유약을 긁어 장식을 시도한 흔적이 남아 있으며, 유약의 빛깔은 녹갈색과 암녹색으로 불투명하고 광택이 없는게 특징이다.

자기는 대접이나 접시, 자배기가 주류를 이루며 국립중앙박물관이나 인천시립박물관에 일부 전시돼 있다.

도요지는 자기를 굽기전에 그릇의 굽이가 가마 바닥에 닿지 않도록 요위에 흙으로 만든 원형의 도지미(개떡)를 배열한게 또 다른 특징이다.

일본에서는 일찍이 이같은 양식의 가마 2곳이 발견돼 녹청자가 일본 독자적 자기로 여겨져왔으나 인천 도요지 발굴로 종래의 학설을 뒤엎게 돼 사료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도자기 제조기술의 일본 전파 경로를 밝히는데도 더 없는 유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역사적 의미가 있음에도 도요지는 모습이 초라하기 짝이 없고 접근도 여의치 않다.

여기에 주변에 들러볼만한 유적지나 관광지, 먹거리 마저 거의 없어 사람들의 발길이 매우 뜸한 편이다.

다만, 지역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현장 유적지 견학 학습으로 간혹 둘러보는게 고작이다.

위치가 골프장 한 가운데 있어 가 보기가 쉽지 않은데다 날리는 골프공에 손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물을 씌어 놓아 중요 유적지 관리가 이것밖에 안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관할 인천시와 서구는 이런 점을 고려, 타석 방향에 대형 그물을 쳐 시민들이 안전하게 도요지를 돌아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골프장측의 난색으로 이를 추진하지 못했다.

물론 사전 골프장측에 단체 견학을 신청할 경우 안내해 주고 있으나 개별적으로 둘러보는데는 안전상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궁여지책으로 도요지에서 600ｍ 떨어진 옛 경서동 동사무소에 도요지 모형전시관을 오는 9월 20일까지 설치, 개방할 예정이다.

전시관은 동사무소 1,2층에 도요지 모형전시관 및 도요지 유래 설명판, 도자기 제작과정을 보여주고 체험해 보는 실습실, 각종 도자기 전시관 등으로 꾸며진다.

3층엔 휴게실이 만들어져 관람객들에게 쉴 공간도 제공된다.

서구 관계자는 '녹청자도요지가 매우 중요한 국가지정문화재인데도 골프장 한가운데 있어 관리하거나 시민들이 둘러보는데 어려움이 있는게 사실'이라면서 '관람객들이 축소모형을 통해 유적지를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역사적 가치를 짐작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형전시관을 설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의:인천시 서구청☎< 032 >562-5301, 국제골프장☎< 032 >562-6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