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신라 선덕여왕 4년(635) 화정대사가 창건된 보문사 입구. 1천300여년이 흘렀어도 갖가지 축원을 올리려 찾아드는 불자와 견학을 오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화도 보문사(普門寺)는 신라 선덕여왕 4년(635)화정대사가 창건한 국내 유명 사찰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보문사는 자연암벽밑 200여평의 석실에 마련된 절로 출발해 조선 순조 12년(1812) 중건됐으며, 이후 수 차례에 걸친 보수과정을 거쳤다.

신라 선덕여왕때 어부들이 고기를 잡다가 그물에 21개의 괴석이 걸려 올라와 바다에 버렸는데, 꿈에 노승이 나타나 석실에 부처님을 모시면 훗날 큰 부자가 되리라는 현몽을 따라 석실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다.

보문사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은 없지만, 이 석실이 지금의 보문사가 됐다는 '설(說)'이 유력하다.

'보문'이란 원래 중생을 구제하려는 관음보살의 운력이 광대무변함을 뜻한다.

천년을 넘게 이어온 보문사는 갖가지 전설과 함께 영험한 관음성지로 불자들에게 알려져 있다.

어느 깊은 겨울 동짓날, 이 절의 스님들이 팥죽을 쑤어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려고 했지만, 아궁이의 불이 죽어 있는데다 성냥마저 없어 걱정만 하고 있었다.

이런 때에 보문사 아랫마을에 사는 고재원씨 집에는 어린 스님이 맨발로 성냥을 빌리러 왔다.

주인 고씨는 어린 스님을 안타깝게 여겨 팥죽을 먹이고, 성냥을 주어 보냈다.

얼마 있다가 절간 부엌 아궁이에 불이 붙어 스님들은 팥죽을 쑤어 부처님께 정성껏 불공을 드렸다.

며칠후 주지스님이 평소 알고 지내던 고씨 집을 찾아갔다.

'하필이면 추운날 어린 스님에게 불을 얻어오라고 할 수 있느냐'는 고씨의 꾸짖음에 주지스님은 '우리 절에는 어린 스님이 없다'고 대답했다.

주지스님이 고씨의 이야기를 이상히 여겨 급히 절로 돌아와 다른 스님들에게 이 사실을 전하고, 석실 나한전을 살펴보니 나한상의 입에 팥죽이 묻어있었다고 한다.

그 후 스님들은 나한의 영험한 것을 알고 더욱 정성을 다해 불도를 닦았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오고 있다.

보문사가 관음신앙의 성지인 동시에 나한신앙의 대표적 도량이 된 것은 바로 이 석실에 있는 나한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석실안에 있는 나한상이 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으며, 우리나라에 흔치 않은 석굴사원이기도 하다.

석실내부는 천연동굴을 확장해 만들었고, 입구에는 무지개 모양을 한 3개의 아치형 홍예문을 달았다.

이처럼 보문사내에는 불상을 모신 석실과 마애불이 있으며, 21개의 감실(龕室)에는 석불이 안치돼 있다.

새벽 동틀 무렵에 듣는 절 앞바다의 파도소리와 눈썹바위의 마애석불좌상(磨崖石佛坐像)은 예로부터 내려오는 강화 8경에 드는 명승지로 꼽혔다.

대웅전과 관음전 사이에 있는 수 백개의 계단을 따라 8∼10분정도 오르면 낙가산 중턱의 눈썹바위 아래에 유형문화재 제 29호인 마애석불좌상이 새겨져 있다.

마애석불좌상은 높이 9.2ｍ, 너비 3.3ｍ에 달하는 거상(巨像)으로 좌상의 크기를 척수로 따지자면 높이 32척에 너비가 11척이나 된다.

이 마애석불좌상은 금강산의 표훈사 주지 이화응과 보문사 주지 배선주가 1928년 눈썹바위에 조각한 것으로 문화재적인 가치보다는 관음성지로서 더 중요시되고 있다.

절 앞마당에는 지방기념물 17호로 지정된 수령 약 600여년이나 된 향나무가 은은한 향을 머금고 있으며, 지난 1975년에 건축된 대웅전앞의 범종각에는 높이 2ｍ15㎝, 밑지름 1ｍ40㎝, 무게 5t의 범종이 봉안돼 있다.

또 경내에 우뚝 서있는 두 그루의 느티나무 수령은 약 290년이고 크기도 높이 16ｍ, 둘레 4.8ｍ 정도로 비슷하다.

많은 문화재를 품고있는 보문사는 승려들의 수도처로 번성하던 때에는 300여명의 승려들을 수용하기도 했다.

석실 옆에 있는 지름 69cm, 두께 20cm의 화강암 맷돌이 바로 당시 취사용으로 사용되던 것이다.

국내 3대 기도처의 하나로 한달 평균 3만여명이 찾는 보문사에는 지금도 영험을 기대하며, 갖가지 축원을 올리려 찾아드는 불자와 견학을 오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