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공격 징후를 감시하고 조기에 경고하며 아군의 공중활동을 관제(control ·통제)해 아군의 각 부대에 정보를 전달할 목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공중 조기경보통제기(AWACS：Airborne Warning and Control System)이다. 즉 종합적인 통신전자기기를 공중에 띄워두는 것이다.

초기에는 레이다를 공중에 두면 장애물의 후사면도 극복되며 좀더 멀리 볼 수 있고, 저고도로 숨어드는 적의 항체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비교적 단순한 발상에서 시작됐다.

동해안 원산 앞바다에서 격추된 적이 있는 미국의 EC-121, 영국의 시킹(Sea King) AEW-2A, 1971년 인도 ·파키스탄 전쟁에서 파키스탄 공군을 일주일 만에 격파하고 14일 만에 전쟁을 종료케 하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구소련의 TU-126 MOSS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항공기를 총칭해 조기경계기(AEW：Airborne Early Warning)라고 부른다.

많은 수의 적 항공기와 교전해야 하는 위험에 처하기 쉽고 짧은 활주로에서 이 ·착륙할 수 있어야 한다는 항모작전에서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함상용 터보프롭 수송기에 레이다를 장착한 E-2형의 AEW가 실전에 배치되면서부터 이 부문의 혁신은 가속화했다.

동체의 크기 ·체공능력 ·속도 등에서 좀더 여유가 있는 대형 기체에 크게 진보된 레이다와 통신장비 ·경보장치 등을 장착한 항공기가 개발되기 시작했다. 보잉-707 여객기를 바탕으로 한 미국 공군의 E-3 센트리가 그렇게 시작해 B형 ·C형으로 발전해 오다가 오늘날에는 보잉-767에 로터돔을 얹은 E-767이 개발되기에 이른 것이다.

구소련은 그보다 약간 뒤지는 성능이기는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야심작인 IL-76 메인스테이를 초기형 AWACS로 배치했다가 IL-82 수송기를 개조한 발전형을 소수이지만 실전배치하고 있다.

지상 레이다는 산악 ·건물 ·산림 등 장애물이 전파의 직진성을 막기 때문에 그 너머의 물체를 탐지할 수 없다. 즉 불필요한 반사파(clutter)가 레이다 스코프에 흰 무늬로 나타나기 때문에 목표물이 표시되지 않는다. 이동물체를 식별해내는 기술(MTI:Moving Target Identification)을 적용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공중에 두는 레이다는 지표면 전체가 불필요한 반사파를 내는 대상이 될 수 있으나 항공기의 속도와 레이다의 특성을 잘 조합해 불필요한 반사파를 제거하고 나면 360도 전방위에 걸쳐 지표로부터 공중(거의 수직상공)까지 감시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산이나 건물 같은 장애물이 없는 곳이라도 수평선 너머 지구표면 접선 이하의 공간은 탐지할 수 없다. 그것은 레이다에서 사용하는 전파가 직진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지구의 곡률은 보통의 레이다를 수평선 위쪽으로만 작동토록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를 공식으로 설명하면 목표의 탐지거리=(목표고도의 평방근+레이다 고도의 평방근)×1.23이다. 예컨대 고도 3만피트를 비행하는 목표를 표고 500피트에 설치된 레이다가 포착할 수 있는 거리는 약 240NM(해리)이 된다.

반면 AWACS가 고도 3만피트로 비행, 탐지한다면 그 탐지거리는 약 426NM 이 된다. 지상에 설치한 레이다에 비해 배 이상의 거리가 된다. 결국 목표의 고도가 높을수록, 그리고 탐지코자 하는 레이다가 높은 데 있을수록 멀리 있는 목표를 탐지할 수 있다.

산악지대에서 계곡 사이로 느린 속도로 침투해 오는 AN-2기나 헬리콥터 등은 산꼭대기에 배치된 레이다의 감시망은 피할 수 있어도 AWACS의 감시를 벗어나기는 좀처럼 어렵다.

초기 AEW 에서 오늘날의 AWACS에 이르기까지 레이다 안테나의 설치가 쉽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탐지성능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레이다 안테나가 필요했기 때문에 그것을 돔 속에 넣어 항공기 동체 후반부에 얹어 놓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기체 구조의 견고화가 필요하고 전력 소모와 공기 저항이 커 모체의 비행특성을 나쁘게 한다. 무엇보다 길쭉한 전방동체와 펑퍼짐한 양 날개는 레이다의 전 ·하방 포착범위를 차단한다.

일본이 12대의 E-2에 추가해 새로 증편키로 한 12대의 E-767까지만 해도 그러한 한계는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한국이 검토하던 AWACS는 그러한 문제점을 극복한 것이었다. 즉 모체의 기수와 기미 부분에 레이돔을 두어 150~180도씩 분담, 탐지해 전자적으로 합성 분석하는 방식과 주날개 앞부분의 동체측면에 평판형의 레이다 안테나를 장착, 신호를 송수신해 분석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이다.

이와 같은 방식의 레이다를 합성개구 레이다(SAR：Synthetic Aperture Radar)라고 한다. 이는 기계적 동작부위가 없기 때문에 탐지각도를 넓게 할 수 있고, 신호를 신속히 처리할 수 있어 다수의 목표를 다룰 수 있다. 또 구조적으로 단순하고 가볍게 만들 수 있으며, 공력학적으로 유리하게 설계할 수 있어 모체의 비행특성을 크게 방해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AEW는 통상 터보프롭 엔진으로 추진하는 250Kts급의 항공기들이었다. 거기에서 진보한 AWACS는 마하 0.8이 넘는, 비교적 고속으로 날 수 있는 기체를 모체로 한다.

속도가 빨라야 하는 이유는 작전지역으로의 진 ·출입이 신속해야 하는 것은 물론 속도가 증가하면 작전가능 범위를 넓혀 주는 효과가 있어 작전의 융통성을 배가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또한 상대의 대공미사일이나 요격기의 위협에서 재빨리 벗어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적의 의도를 추적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감시가 필수적이다. 즉 경향성 또는 규칙성을 파악해내는 일이다. AWACS를 대형화하는 것은 체공 성능을 향상시켜 지속적 감시를 가능케 하기 위함이다. 연료 ·전력 ·공기조절 등은 물론 승무원들의 주거환경까지 고려할 수 있어 12시간 넘게 또는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면서 적을 감시하고 우군 전력을 유도 통제, 즉 관제해 전력의 적시적소 운용을 가능케 해줄 수 있는 현장 지휘소가 된다.

〈 공군사관학교 국방학과 교수 권재상 대령 〉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11.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