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되는 팔당호가 훤히 바라보이는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당시 행정구역은 광주(廣州)군 마현리)는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대학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선생이 태어난 곳이다.

선생의 생가와 묘소 등이 있는 다산 유적지는 남양주시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지이기도 하다.

선생의 아버지는 진주목사를 지낸 정재원이며 어머니는 해남 윤씨로서 윤두서의 손녀다.

어려서부터 이익의 학문을 접하였고 이벽에게 서양 서적을 얻어 읽기도 하여 실학과 서학적 분위기속에서 성장한 다산은 1789년(정조 13)에 문과에 급제, 예문관검열이 되었으나 천주교인이라 하여 충청도 해미로 귀양갔다가 10일만에 용서되어 풀려났다.

그후 경기도 암행어사를 거쳐 동부승지, 병조참의가 되었으나 주문모 신부의 변복 잠입사건이 터지자 형 정약전과 함께 이 사건에 연류되어 충청도 금정찰방으로 좌천되었다.

문장과 경학에 뛰어났으며 수원 화성(華城)을 쌓을 때는 기중가설에 의한 거중기와 녹로(나무로 된 회전 원반)를 만들어 과학적인 기술을 이용하기도 했다.

1801년(순조 1년) 신유박해 때 경상북도 포항 장기로 유배된 뒤에 황사영백서사건이 일어나 이 해 10월 다시 전라남도 강진으로 옮겨졌다.

이후 오랜 유배생활에 들어가면서 조선사회의 현실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여러 사상과 학문을 검토하여 조선후기의 실학사상을 집대성했다.

1818년(순조 18) 유배생활에서 풀려난 후 마현마을 고향집으로 돌아와 그동안 저술을 정리하였으며 귀양에서 돌아와 맞은 회갑때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을 저술, 자신의 생애를 자서전적 기록으로 정리하면서 평생을 보내다가 1836년(헌종 2) 75세로 생을 마쳤다.

정약용의 학문체계는 사상적으로 유형원과 이익의 주류를 계승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홍대용.박지원.박제가 등 북학파의 사상도 흡수하였고 이기론(理氣論)에 있어서 이황과 이이의 학설을 종합하였다.

그의 개혁론의 방향은 지주에 의한 토지의 사적 소유와 불로소득, 그로 인한 농민들의 파산과 빈궁 등의 문제 해결에 있었다.

동시에 국가의 제반 제도 및 법의 문란과 해이로부터 통치자들이 백성들에게 가하는 막대한 폐해도 날카롭게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정치의 기본은 균민(均民)에 있다고 보고 균민정치가 바로 왕도정치(王道政治)라고 인식하였으나 봉건국가와 왕권 자체를 부인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봉건통치체계를 형성하는 관리의 존재도 부인하지 않았으며 오직 선량한 관리로 교체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사상은 정통적인 이상적 유교정치론인 왕도정치 덕치(德治), 인정(仁政)사상 등이 그 저변에 반영되어 있다.

토지개혁도 농자유전(農者有田)과 병농일치(兵農一致)의 원칙 아래 농민의 토지소유개혁론을 제시했다.

18년의 유배기간 경서학(經書學)에 전념, 실학의 대가가 되어 목민심서(牧民心書) 48권, 경세유표(經世遺表) 49권, 흠흠신서(欽欽新書) 30권 등을 쓰면서 정치.경제 등 제도의 개혁을 주장했다.

이밖에 논어고금주(論語古今註) 40권, 주역심전(周易心箋) 24권, 아언각비(雅言覺非) 3권, 아방비어고(我邦備禦考) 30권을 포함, 모두 500여권의 방대한 책을 저술했다.

능내리 다산 유적지에 있는 정역용의 묘소는 발치 아래를 감싸고 돌아 흐르는 두물머리(팔당호)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듯한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유택인 여유당과 함께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는 묘역(조안면 능내리 산 75-1)은 1972년 경기도 기념물 제 7호로 지정되었다.

묘 앞에는 비석과 상석, 그리고 좌우에 망주석이 배열되어 있고 봉분은 단분이며 숙부인 풍산 홍씨와의 합장묘이다.

이곳에 있는 문화관에서는 다산 정약용의 일대기를 담은 영상물을 상영하고 있으며 다산과 관련, 강연회와 학술발표회도 자주 갖는다.

남양주시는 다산문화제(매년 10월)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사계절 내내 이곳에서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