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초란 왕골을 말한다. 왕골은 논 또는 습지에서 자라는 1년생 풀로 키는 1∼2ｍ에 달하며, 완초나 용수초(龍鬚草), 석룡추(石龍芻)라고도 한다.

왕골은 우리나라 특산물로 경기.충청지방에서 많이 재배하며, 왕골줄기를 건조시켜 가늘게 쪼개어 말려 돗자리, 방석, 베개, 모자 등의 수공예품을 만든다.

강화지역의 왕골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우선 기후조건이 알맞아 왕골의 질이 좋고, 옛 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숙련된 솜씨를 이어받아 강화 왕골공예품은 매우 뛰어나다.

여름에는 땀이 배지않고, 촉감이 부드러우며, 가볍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겨울에는 보온효과도 있고, 작품마다 우아하고 품위가 있어 보이며, 제품의 수명도 길어 세계적인 풀 공예품이라 할 수 있다
신라때부터 가내수공업으로 발전해온 왕골의 유래는 '삼국사기'의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삼국사기 권 제 33잡지에 "6두품이 혼자 다닐때에 완초자리를 치되 가장자리는 가죽과 베로 꾸민다"고 했다.

'고려사'권 29 충렬왕 기묘 5년(1279)3월에 "낭장 은홍순을 원나라에 보내 화문대석을 바쳤다"는 기사가 있다.

고려때에는 사직신의 신위에 왕골자리를 깔았으며, 왕실에서는 문석(文席), 채석(彩席), 화문대석(花文大席)을 사용했고, 중국에 보내는 증여품으로도 사용되었다.

조선시대는 일찍부터 영(令)에 의해 완초를 가꾸도록 했다.

'태종강헌대왕실록'제12권 6년 11월23일(기묘)조에 좌정승 하윤 등이 민폐를 제거하는 몇가지 조목을 올렸는데, 그 내용중에 "민간에서 심은 완초, 모시...등을 취하는 일을 일절 금단하라"는 기록이 있어 당시 왕골이 생활에 귀중히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만화석(滿花席), 용문석(龍文席), 화문석(花文席) 등 여러 명칭의 왕골제품이 있어 궁중 및 상류계층에서 사용했고, 외국과의 중요한 교역품으로도 쓰였다.

이처럼 중국 황실은 물론, 중국의 사신들도 화문석 등의 왕골을 요구한 사실이 실록의 여러 곳에서 확인된다.

왕골로 물건을 만드는 방법은 손으로 짜는 방법과 도구를 이용하는 법 등 두가지다.

강화 화문석은 두가닥 실을 자리틀에 걸고 자리알을 두 가닥 실로 엮는 노경소직법으로 만든다.

왕골 공예품인 강화의 화방석과 꽃삼합, 송동이 등도 강화만이 자랑하는 특산품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왕골 공예품의 생산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강화군 강화읍에 거주하는 이상재(李祥宰.61)씨가 지난 96년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 103호로 지정돼,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완초장(莞草匠)인 이씨는 14살부터 강화 교동에서 부모를 따라 왕골 공예품을 만드는 기능을 닦아왔다.

당시에 왕골공예품은 집집마다 생계수단의 주요 일거리였다.

그러나 고도의 산업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왕골 공예품은 점차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화문석의 경우 1개를 만드는데 한달이상 시간이 드는데다, 가격도 30만∼40만원에 불과하다.

그만큼 시간과 품이 많이 드는데 비해 벌이는 적기 때문에 화문석 생산을 기피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화방석의 경우 지난 91년에 609농가에서 2만624점을 생산했지만, 지난해는 272농가에서 겨우 33점을 만드는데 그쳤다.

이 씨는 "시간과 손이 많이 드는데 비해 경제력이 뒤떨어져 완초공예 농가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며 "현재까지 완초공예 이수자도 7명에 불과하다"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