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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脈을 잇는 사람] (17) 인천 대금장(匠)

대금은 신라시대의 대표적 악기인 거문고, 가야금, 향비파 등 삼현(三絃)과 대금, 중금, 소금의 삼죽(三竹) 가운데 하나로 대나무로 만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악기다.

대금에 관한 역사적인 기록은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악지, 동국여지승람, 악학궤범 등 여러 문헌을 통해 찾아 볼 수 있다.

신라 제31대 신문대왕은 즉위후 선왕인 문무대왕을 위해 동해변에 감은사(感恩寺)를 세웠다.

어느날 해관(海官)이 동해 한 가운데에 작은 산이 떠서, 물결을 따라 감은사를 향해 내려 온다는 보고를 했다.

왕이 이를 이상하게 생각해 점을 쳐보도록 한 결과 "선왕께서 지금 바다의 용이 돼 나라를 보호하고, 문무왕과 김유신 두 성군(聖君)이 나라를 지킬 보배를 내려 주려하니 만일 왕이 해변에 가면 반드시 큰 보물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그 작은 산을 살펴보니 산의 모양이 거북이 머리를 닮았고, 산위에는 대나무가 하나 있는데 낮에는 둘이 되고 밤에는 하나로 합쳐졌다.

대나무가 합쳐지면 천지가 진동하고 심한 바람과 함께 비가오며 암흑의 날이 계속되다가 비로소 바람이 자고 물결이 평온해졌다.

왕이 배를 타고 그 산에 들어가니 용이 검은 옥대(玉帶)를 받들고 와서 "성왕(聖王)께서 소리로 천하를 다스릴 상서로운 징조이니 이 대나무를 베어 저(笛)를 만들어 불면 천하가 화평할 것이다"고 말했다.

왕이 돌아와 대나무로 저를 만들어 월성(月星)에 있는 천존고(天尊庫)에 보관하였는데, 이 저를 불면 적병이 물러가고 질병이 나았다고 전해진다.

가뭄에는 비가 오고 비가 오면 개이며, 바람은 가라앉고 물결도 평온해져, 이 저를 만파식적(萬波息笛)이라 하고 국보로 삼았다.

이같은 기록으로 보아 그 당시에는 세상의 모든 파도를 잠재우게 한다는 뜻으로 만파식적(萬波息笛)이라 이름짓고 국보급의 신기(神器)로 취급했던 기록을 엿볼 수 있다.

이런 설화를 근거로 대금의 기원을 신라시대로 보는 경우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이미 횡저(橫笛)가 우리나라에 널리 펴져서 불리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금은 정악 대금과 산조 대금으로 구분된다.

정악은 길어서 주로 저음이 많이 나 궁중음악에 널리 쓰인다.

산조대금은 정악 대금에 비해 길이가 짧고 청의 소리도 잘 나기 때문에 개인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시나위, 산조 등으로 민요와 대금산조에 많이 쓰인다.

대금곡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정악에서는 청성곡(淸聲曲)인데, 요천순일(堯天舜日)이라고도 부른다.

이는 마치 가을 밤에 날아가는 기러기를 연상케 하는 곡으로 대금의 청아함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곡이다.

대금장 이정대(李廷大.45)씨는 우종실(경북 청양군 무형문화재)씨와 함께 국내 대금의 맥을 잇는 인천 무형문화재(제9호)다.

이씨는 1985년 군(軍) 제대후 전통문화에 대한 막연한 동경감에서 대금연주를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 인천지역에서 유일한 대금 연주자였던 故김정식선생(인천무형문화재 제4호)으로 부터 전수받은 이씨는 대금제작과 연주에 탁월한 재능을 보유해 지난해 2월 시(市)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대금 한 개를 만드는데 드는 시간(2년)도 문제지만, '쌍골죽(竹)'이란 대금재료를 구하기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이씨는 "대금에 관한 관심이 거의 없어 스스로 자료수집을 하는가 하면 대금연구 등 고학(孤學)을 하다시피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인천시 남동구 만수5동 소재 70평 남짓한 이씨의 작업실에는 3명의 전수자들이 대금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다.

또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동아리 모임과 카페도 개설해 매월 정기모임을 갖는 등 국악 대금을 전수하려는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2003-04-27 22: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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