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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脈을 잇는 사람] (29) 바라춤 능화스님

"바라춤은 속된 마음과 흥으로 추는 춤이 아닙니다.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바른 신심으로 춤사위를 일으켜야 제대로 된 바라춤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인천시 지정 무형문화재 10-가호 예능보유자 능화(44) 스님.

무거운 놋쇠 재질의 바라를 양손에 들고 5분만 추면 장삼(長衫)이 흠뻑 젖을 정도로 힘든 춤이지만 능화 스님은 20년이 넘게 바라춤을 전승해 오고 있다.

바라춤은 서양악기 중 심벌즈와 비슷한 모양의 '바라'를 두 손에 들고 추는 춤이다.

바라를 맞부딪치거나 비벼서 내는 소리는 춤의 리듬 속에 장중한 맛을 더해 주며 바라가 지닌 쇳소리는 쨍그랑 거리지도, 징처럼 크지도 않으면서 부드럽고 쓰다듬는 맛이 난다.

하얀 장삼에 붉은 가사, 녹색 띠를 두르고 두 손에 바라를 든 채 장중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몸을 놀리는 이 춤은 색감과 움직임이 모두 들뜨지 않는 속에서 화려함을 끌어낸다.

바라를 잡은 손이 몸쪽으로 모아질 때는 정법을 받아들이고 그 손을 밖으로 펼칠 때는 훌륭한 법을 널리 알리겠다는 마음을 담아낸다.

발은 한쪽으로 돌면서 언제나 고무래 정(丁)자로 떼어 놓고 무릎과 허리를 동시에 굴절시키며 바라를 놀린다.

인천에서 바라춤이 처음 행해진 것은 조선 태조 7년(1398년) 강화 선원사에서 팔만대장경을 지천사로 옮기는 의식이 봉행됐을 때로 알려져 있다.

인천 바라춤은 인천 바다의 기상을 담은 듯 힘차고 우렁차며 선이 굵은 것이 특징으로, 호국영령을 위해서도 봉행한 점이 타 지역의 바라춤과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바라춤은 모든 악귀를 물리치고 도량(道場)을 청정하게 하며 마음을 정화하려는 뜻에서 시연되고 있지만 그 장소가 꼭 불가로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능화 스님은 지난해 월드컵대회와 아시안게임 문화예술행사에서도 바라춤을 시연하는 등 매스컴과 각종 공연무대를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선보이고 있다.

인천시 남구 숭의4동에 자리잡은 구양사의 주지를 맡고 있는 그는 틈틈이 동네 노인들을 위해 경로잔치에서 바라춤 공연을 벌이는가 하면 개인 인터넷 홈페이지(www.buddhistdancing.or.kr)에도 풍부한 정보를 수록, 바라춤 대중화에도 힘쓰고 있다.

능화 스님은 "우리나라의 불교문화는 늘 지역문화와 조화를 이루며 발전해왔다"며 "종교에 상관 없이 바라춤을 통해 평온을 얻을 수 있도록 바라춤 대중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3-07-27 11: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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