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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脈을 잇는 사람] (31) 할미성대동굿 유성관씨



[사진설명] 경기도 용인시 포곡면 마성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할미성(城) 대동굿.


영동고속도로 마성터널 인근 도로변. 자그마한 표석(높이 50㎝, 폭 90㎝)에 `마가실 서낭(성황당), 마고선인(魔姑仙人)'이라는 글이 씌어 있다.

마가실은 과거 마성터널 주변에 있던 마을 이름이고 마고선인은 '마귀와 같은 힘을 가진 할머니 신(神)'이란 뜻이다.

표석 자리는 도로가 뚫리기 전까지 큰 서낭당이 있었지만 미신타파를 위해 밀어 버렸다고 한다.

이 서낭당은 충청과 전라, 경상도 선비들이 한양에 과거를 보러가며 꼭 지나야 하는 길에 위치해 이들이 급제를 빌며 쌓은 돌만 상당한 높이에 달했다고 한다.

마성터널 주변 야트막한 산에는 지금도 석성(石城)의 흔적이 있는 데 높이 3m에 내부가 1천600평에 이르며 고구려 장수왕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 백제민들이 쌓은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용인시 포곡면 마성리 주민들 사이에는 이 석성을 한 할머니가 행주치마에 돌을 담아 하룻밤 사이에 지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옛 사람들은 이 할머니를 위해 서낭당을 만들고 3년에 한번씩 1천여명이 참여, 대규모 굿을 치렀다고 한다.

영동고속도로 개통이후 20년간 굿의 맥이 끊겼으나 무속인 유성관(劉聖觀.38)씨가 92년 재현하고 '할미성(城) 대동굿'이라고 명명, 매년 광복절에 시민행사로 치르고 있다.

유씨는 "나에게 신을 내리신 고 권옥기(2001년 작고)씨로부터 할미성 대동굿을 배워 모두 복원했다"며 "97년 서낭당이 있던 자리에 비석을 세웠지만 고속도로때문에 서낭당은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할미성대동굿은 무당이 개인기만으로 치르는 여느 굿과는 달리 주민들이 참여한다는 데 특징이 있다.

또 굿판 자체도 가무가 적고 장단이 단조로워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다.

할미성대동굿에는 풍물패가 동원되고 줄놀이(줄다리기) 등 여흥을 즐기며 꽃반축원(주민들이 가져온 쌀을 사발에 담고 촛불을 밝혀 각 가정의 행복을 비는 것)도 받을 수 있어 마을 축제로 승화됐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할미성대동굿 예술제는 오는 15일 오전 10시 용인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리며 서도명창 한명순의 서도민요, 영남춤보전회의 부채춤, 수지민요합창단의 민요가 곁들여져 흥을 돋운다.

유씨는 "옛날에는 추수를 마치고 10월에 서낭당에서 굿판을 벌였는 데 도로개설로 옛 자리에서 할 수 없어 아쉽다"며 "지금은 방학기간으로 휴일인 광복절에 학교운동장을 빌려 주민참여로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유씨는 지난해에 미군 궤도차량에 치어 숨진 미순.효순양을 위한 굿을 치렀으며 올해는 한국전쟁때 산화한 분들을 위한 진혼굿을 준비하고 있다.

2003-08-10 11: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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