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소(短簫)는 세로 피리의 하나다.

몸체는 길이 40cm로 퉁소보다 작고 연주하기가 간편하며, 발음도 그다지 힘들지 않아 누구나 연주하기 좋은 악기다.

소리 내기가 매우 까다롭지만, 정확한 취법만 익히면 배우기가 쉬워 널리 애용된다.

지공(손가락으로 막고 여는 구멍)은 뒤에 1개, 앞에 4개가 있어 모두 5개이지만, 보통 제 5공은 쓰지 않는다.

양금(洋琴)과 함께 조선 후기에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단소는 영산회상, 가곡반주 등 관현합주에 사용되고, 음색이 영롱 청아해 독주악기로 널리 애용된다.

또한 합주뿐만 아니라 생황(笙黃)이나 양금, 또는 가야금이나 거문고 같은 악기와 병주(竝奏)를 하기도 한다.

이런 현악기와의 연주에서 단소는 현악기와 달리 지속음을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한다.

지난 90년 11월 9일 인천시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된 김환중(金晥中.61)씨는 국악 연주에 쓰이는 목관악기인 단소를 만드는 기능보유자이다.

김씨는 인천시 지정 무형문화재인 아버지 故 김용신(90년 작고)에게서 지난 73년부터 단소제작을 전수받았다.

아버지 영향을 받은 김씨는 어려서 부터 단소연주 등을 취미로 해왔다.

당시 연로한 아버지를 대신해 늦가을과 봄에 주로 대나무를 채취하러 전국 곳곳을 누비는 일도 간단치만은 않다.

채취한 대나무를 집에서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다듬어 태어나는 단소는 그리 많지 않다.

대나무는 두 종류를 쓰는데, 노란색의 황죽(黃竹)과 거무스름한 오죽(烏竹)이다.

오죽은 보기는 좋으나 조금 약해서 쪼개지기 쉽고 취급이 어려우며, 황죽은 단단해 소리도 좋고 비교적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제작은 지름 20㎜, 길이 70㎜ 정도의 대나무를 농도 짙은 소금물에 10시간 정도 삶아 기름 성분을 제거하고 절인 다음, 열을 가해 구부러진 부분을 바로 잡고 다시 10분 정도 찬물에 담근다.

그후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3개월 이상 건조시킨 후 길이 500㎜로 잘라, 내공을 뚫고 다시 420㎜로 자른 다음 반달 모양의 취구를 만들고 지공을 뚫어 완성한다.

그러나 이렇듯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들었어도 단소로서 인정받는 성공률은 10∼15%에 불과하다.

김씨는 "단소제작은 외형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작자의 혼(魂)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크기나 마디도 적당해야 하고, 대나무를 오래 묵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제대로 된 단소는 연간 많아야 10개정도 탄생될 만큼 상업성을 갖지 않는다"며 "실수요자가 제작을 의뢰해오면 간혹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요즘의 단소는 대나무 외에도 금형(金型)을 떠서 PVC로 대량 생산 하기도 하는데, 소리도 대나무 단소와 크게 다르지 않고 값도 싸서 널리 보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