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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脈을 잇는 사람] (33) 석공 외길인생



[사진설명] 40여년 동안 전통 맷돌과 절구 만들기의 외길을 걸어온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전곡3리 이효진(오른쪽), 안병환씨.


문명의 이기인 각종 전자제품에 밀려난 요즘에도 고집스럽게 우리나라 전통 가정용구인 맷돌과 절구 만들기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 석공들이 있다.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전곡 3리 이효진(60)씨와 안병환(63)씨는 1960년대초부터 지금까지 40여년동안 어려움을 수 없이 참아가면서 맷돌과 절구 만드는데 외길을 걷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 낸 것들은 한때 전국 각지로 팔려나가 우리의 귀중한 생활용품으로 애용됐지만 요즘은 문명의 이기에 밀려나 주로 장식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연천군에는 무려 60여명의 석공들이 성황을 이루면서 맷돌과 절구를 만들어 저마다 짭짤한 수입을 올렸으나, 이후부터 하나 둘씩 가게문을 닫고 떠나가 이제는 이씨와 안씨만 동업으로 간신히 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씨와 안씨는 “20-30년전만해도 4∼5식구가 먹고 사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었다" 면서 "지금은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어 당장 집어치우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그것도 쉽지않다”고 말했다.

전곡 일대는 현무암(속칭.곰보돌)이 많아 옛날부터 이곳의 토산품인 맷돌과 절구는 전국에 널리 알려져 있다.

원료로 쓰이는 현무암의 특징은 석공들이 홈을 파서 정을 일정하게 박아놓은 다음 해머로 쳐나가면 마음 먹은대로 돌이 갈라져 작업장까지 운반하기가 쉽다는 점이다.

맷돌과 절구는 각 가정에서 콩비지나 빈대떡, 인절미를 만드는데 주로 쓰였으나 이제는 믹서기 등 각종 전자제품에 밀려나 대부분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요즘에는 장식용으로 크기에 따라 10만∼20만원씩 팔려나가지만 구입하는 사람이 많지않아 한달 수입이 고작 100여만원 정도이며, 더구나 자연석 채취가 쉽지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이들은 토로한다.

이들은 “나이를 먹어서인지 채취한 재료를 작업장까지 운반하는 것도 힘들어 그만 둘 생각”이라면서“대를 이어나갈 젊은이들이 있으면 좋겠는데 모두가 기피하고 있다”고 아쉬워 했다.

이들은 “요즘 어느 가정을 가더라도 전자제품인 믹서기로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제맛이 나지 않을뿐 아니라 영양가가 파괴돼 좋지않다”며“무엇보다 우리 조상이 만들어 낸 생활용구가 제일이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고유의 생활용품에 대해 귀중함을 알고 간혹 나이든 분들이 찾아와 주문할 때 40여년의 고생에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는 이들은“우리의 것을 귀중하게 여기는 세상이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군(郡)관계자는 “한때 공예품 생산을 위해 약간의 예산을 지원해 주었으나 이제는 이마저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있어 예산지원이 중단됐다”면서“우리의 토산품인 맷돌과 절구가 맥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뒷받침을 해주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해 걱정이다”고 말했다.

2003-08-24 14: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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