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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판소리」..(2) 판소리란?

판소리란 뭘까?

판소리는 소리꾼이 고수의 북장단에 맞춰 창과 아니리, 너름새를 섞어가며 긴 이야기를 풀어가는 극적(劇的)인 음악이라 할 수 있다.

소리판에서 소리꾼이 노래로 부르는 부분은 `창'이라 하고, 말로 하는 것은 `아니리', 몸짓은 `발림' 또는 `너름새'라 한다.

이 판소리를 이해하기 위해 한 때 그 특성에 따라 희곡, 서사시, 소설 등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특히 어떤 판소리 학자는 아예 `판소리는 판소리다'라고 정의하기도 했으며 어떤 이는 음악의 범주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중 희곡, 서사시, 소설 등의 분류는 문자화된 판소리 사설(창과 아니리)의 문학적 특성만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같은 분류는 판소리의 음악적 요소와 공연 형태를 고려의 대상에서 배제했다는 점에서 판소리를 올바르게 정의하는데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요즘은 판소리에 대한 연구를 여러 부문으로 나누어 하고 있지만 어떤 특성을 부각시켜서 문학의 한 형태로 규정하고자 하는 학자들은 거의 없다.

`판소리는 판소리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정의는 판소리의 독자적인 특성을 강조한 것이지만 그것이 어떤 특성을 지닌 문학 또는 예술 장르인지에 대해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음악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도 판소리의 일부분만 보았다는 점에서 마찬가지의 약점을 지닌다.

판소리는 음악이 주된 요소이지만 무용 또는 연극적 요소도 무시하지 못할 영역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리꾼은 창만 하는 것이 아니고 합죽선을 들고 소리의 이면에 맞는 몸짓을 하게 되는데 이 몸짓이 춤사위, 때로는 연극에서 연기와 유사한 모습을 지닌다.

그만큼 판소리는 기존의 어떤 문학.예술의 장르에도 포함시키기가 마뜩찮은 예술 형태다.

판소리는 오직 소리꾼과 고수, 청중이 한데 어우러져 교감하는 소리판에서만이 참다운 존재 양식을 지니며 이때 문학적, 음악적, 극적 요소가 소리판에 녹아들면서 감동을 이끌어내는 종합예술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태동한 `오페라'와 미국과 영국에서 움이 튼 `뮤지컬'처럼 `판소리'는 한민족 고유의 독창성을 지닌 공연예술인 것이다.

그렇다면 < 판소리 >란 명칭은 언제부터 쓰인 걸까?

판소리라는 명칭은 일제시대 때 등장한 것으로 보이며 해방 이후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이 명칭이 처음 문헌에 등장하는 것은 1940년에 발행된 정노식(鄭魯湜 1891∼1965)의 「조선창극사」다.

이 책의 서문에는 "원래 우리가 통칭 < 소리 >라 하면, 단가와 판소리(唱劇調)를 가리키는 것으로 혹은 < 남도소리 >라는 별칭과 같이 대부분 삼남지방에서 많이 유행하였던 것이요, 남도 중에도 특히 전라도 출생의 재인계급이 이 방면의 중심세력을 이루었던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명창 박동진 등의 증언에 의하면 "일제시대에는 < 소리 > 또는 < 긴소리 > 등으로 불렸으며 해방이후에야 < 판소리 >라는 용어가 소리판에서 자주 쓰이게 됐다"고 한다.

판소리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하는 문헌인 「조선창극사」마저 < 판소리 > 보다는 창극(唱劇)이라는 용어가 더 많이 쓰이고 있다.

아마도 소리판의 음악적 요소인 창(唱)과 연극적 요소인 극(劇)이 결합한 창극이라는 명칭이 판소리를 가장 잘 설명한다고 저자는 판단한 듯 하다.

이외에도 판소리라는 명칭이 일반화하기 전까지는 타령, 잡가, 창, 창악, 극가, 가곡 등으로 불렸다.

요즘도 전주지역 일부 소리꾼과 판소리 애호가들은 판소리보다는 < 창 > 또는 < 소리 >라는 명칭을 더 즐겨 사용한다.

판소리라는 명칭이 가장 후대에 생성됐으면서도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그만큼 판소리의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용어는 `판'이라는 말과 `소리'라는 말이 결합되어 생겨났다.

`판'은 `일이 벌어진 자리'를 뜻하는 말로 `소리판', `씨름판', `노름판' 등으로 쓰이며 `바둑 한 판' 또는 `장기 한 판' 등으로 `어떤 행위의 한 과정'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주목할 용어는 조선말 남사당과 같은 유랑 연예인 집단들이 전문적인 기예로 구경꾼들로부터 돈을 받고 벌이던 놀이인 `판놀음'과 `판굿'이다.

여기서의 `판'은 전문인들이 벌이는 놀이나 행위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판소리 역시 전문 소리꾼이 벌이는 `판놀음'의 한 형태라고 할 것이다.

달리 말하면 판소리는 오랜 기간 수련을 쌓은 예능인만이 공연할 수 있는 판의 예술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판'과 결합된 `소리'라는 용어는 `노래'와 같은 뜻이며 여기서는 삼라만상의 모든 소리보다는 인간이 내는 `목소리'의 준말로 보는 것이 판소리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따라서 판소리라는 용어에는 `목소리를 표현 도구로 삼아 예술적 감흥을 이끌어내는 성음 놀이판'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겠다.

2003-11-24 10: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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