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축구는 대표적인 현대 스포츠의 하나지만 훌리건(hooligan)과 같은 일부 극성 팬들의 광적인 응원이 없더라도 그 성격상 총칼만 없을 뿐 흔히 전쟁에 비유되곤 한다.

그러나 1969년 7월 중앙아메리카의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는 제9회 월드컵 축구대회 지역 예선전 승패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진짜 전쟁을 벌였다.

이름하여 축구전쟁.

이미 양국은 69년 온두라스가 실시한 농지개혁과정에서 수십 만명에 이르는 엘살바도르 불법이주 농민이 추방된 사건으로 인해 국가관계가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태였다.

100시간 전쟁이라고도 불리는 이 전쟁은 69년 7월4일 엘살바도르 공군이 국경 인근 온두라스 도시를 공습하고 지상군 병력이 온두라스 국경을 침범하면서 시작됐다.

이 전쟁은 7월14일부터 19일까지 6일간 계속됐고 엘살바도르는 60대의 항공기와 지상군 3000여 명을, 온두라스는 30대의 항공기와 4000여 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그러나 양국 모두 경제력이 빈약했고 반군 게릴라 활동 등 국내 치안이 불안정한 상태였기 때문에 대규모 지상전보다 전투기에 의한 공습과 공중전을 중심으로 전쟁이 전개됐다.

엘살바도르 공군은 C-47 수송기를 개조한 폭격기와 F-51 무스탕 전투기를 중심으로 온두라스를 공습했고 온두라스는 F-8F 전투기로 이에 대응했다.

이 전쟁은 결국 미주기구(美洲機構：OAS)가 조정에 나서 같은 해 7월29일 엘살바도르가 무조건 철수에 합의하고 오랜 협상 끝에 80년 페루 리마에서 평화조약이 체결되면서 완전히 종결됐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전쟁에 사용된 군용기들이 모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구식 프로펠러 비행기였다는 점과 전쟁이 일어나자 양국 국민들은 축구경기 때처럼 열광적으로 이 전쟁을 지지했지만 정작 군에 입대하는 젊은이들은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12.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