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4년 말 독일의 HMS사가 개발해 나치 친위대(SS)를 중심으로 보급된 루프트파우스트(Luftfaust)는 세계 최초의 보병 휴대용 지대공 로켓 무기다.

오늘날 일반 보병이 휴대하는 가장 강력한 대공무기인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의 원형이 되는 루프트파우스트는 지상부대를 습격하는 연합군 항공기를 격추하기 위해 개발됐다.

44년 당시 독일 공군(Luftwaffe)은 연합군의 막대한 물량공세에 밀려 이미 와해된 상태였고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독일군 기갑부대도 연합군 전투기의 지상공격에 속수무책으로 궤멸되고 있었다.

대공전차·대공 미사일·대공 로켓 등 각종 대공화기 개발에 골몰하던 독일군 수뇌부는 일반 보병이 사용할 수 있는 다연장 대공 로켓인 루프트파우스트가 개발되자 즉각 대량생산과 실전배치를 결정했다.

루프트파우스트는 중량 6.5㎏ , 전장 150㎝에 9개의 20㎜ 로켓 발사관을 원형으로 묶은 형태로 어깨에 견착한 뒤 발사기 상부에 위치한 조준경으로 표적을 조준, 방아쇠를 당기면 발사된다.

발사 전 조작에 따라 2회에 나눠 4발·5발이 연사되는 방식과 방아쇠를 한 번씩 당길 때마다 2발씩 발사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으며 초속 380m의 20㎜ 로켓은 약 2000m의 최대 사거리를 자랑했다.

종전까지 약 1만 정이 생산됐고 일부는 야전에 배치돼 실전에도 사용됐지만 비유도 방식의 로켓은 빠르게 움직이는 대공표적에 대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종전 후 미국과 소련은 루프트파우스트에 주목했고 보병이 휴대하는 대공 로켓의 개념은 훗날 정밀유도기능을 갖춘 미사일의 등장과 함께 현대 휴대용 대공 미사일에 그대로 계승·발전됐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12. 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