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 연구팀과 코리아타코마 기술진이 돌고래를 건조하는 동안 해군은 돌고래 승조원과 정비 요원을 선발, 1982년 1월20일부로 국과연에 파견했다.

우리나라 해군 최초의 잠수함 요원이 되는 이들은 돌고래 시스템의 원리·운용을 비롯한 기초 교육과 함께 전자 장비, 함 작동 계통 운용, 전기 추진 장비 작동 등 장비 운용·작동에 관련한 교육과 성능시험 사전 교육, 정비 유지 교육을 받았다. 이들 중 3명은 독일 크루프(Krupp)사에서 수동 소나 관련 교육을, 3명은 이탈리아 안살도(Ansaldo)사에서 주 추진 장비 관련 교육을 2~3개월씩 이수했다.

조종 교육은 조종훈련용 시뮬레이터를 이용했다. 이 시뮬레이터는 연구팀이 독일 해군이 노이슈타트(Neustadt) 잠수함 학교에 설치한 206급 잠수함 훈련용 시뮬레이터와 미 해군의 그로턴(Groton) 잠수함 학교에 설치한 다이빙(diving) 시뮬레이터의 기본 운용 개념을 참고해 설계·개발한 것으로 돌고래가 진수되기 이전에 완성됐다.

돌고래의 조종과 관련된 각종 장비를 실제와 동일하게 제작하고 각 장치의 조작에 따라 나타나는 명령 신호를 하이브리드 컴퓨터로 모의(시뮬레이션)함으로써 돌고래의 운동 특성이 유압 실린더로 구성된 2축 구동 메카니즘을 통해 그대로 재현됐다.

해군 요원들은 83년 3월부터 1개월에 걸쳐 이 장비를 이용, 조종훈련을 받은 후 진수식에 참여했으며 이윽고 연구팀과 함께 시운전을 맞게 됐다.

시운전은 국과연 주관으로 83년 9월까지 수행키로 사전에 계획됐다. 이 기간 중 연구팀은 선체에 물이 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수밀(水密)성과 안정성(stability) 시험, 각 계통별 장비 작동 시험, 수상·수중 항해 시험, 기뢰 부설 시험, 수중 방사 소음과 심해 잠함 시험을 가져야 했다. 해군에 의한 시험 평가는 그 후의 일이 된다.

국과연은 항목별로 시운전 책임관을 임명하고 책임관은 세부 내용을 돌고래 함장에게 상세히 설명해 상호 협의토록 했다. 시운전의 기술적 절차는 시운전 책임관이 맡았지만 함 안전에 관한 책임은 함장에게 주어져 함장은 언제라도 안전을 고려한 시운전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

함 진수식에 이은 돌고래의 최초 입수(入水), 최초 잠항 등은 안팎으로 관심이요 화제였다. 사실 글자대로라면 돌고래가 물로 나아갔으니(진수했으니),입수는 필요 없는 과정인데 진수식을 건조장에서 가졌기 때문에 먼저 돌고래를 진수대로 이동시켜야 했다.

이 과정이 그리 녹록지 않았다. 돌고래를 외부로 노출시켜서는 안 된다는 보안 때문이었다. 두 가지 사항이 요구됐다. 첫째는 밤 12시 이후 이동시켜야 한다는 것이며 둘째는 보안막으로 선체를 가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보안막을 씌우는 것은 항해 중일 때에도 적용돼야 했다. 이는 함장의 시야를 좁히는 관계로 상당한 위험성을 가지고 있었다. 훗날 실제 이동시 몇 번의 충돌 위험성이 있었다. 특히 야간에 부두에 계류시킬 때에는 계류용 로프를 던지고 감는 데 많은 불편을 겪는 등 여러 면에서 어려움을 가져다 주었다.

연구팀은 또 해군 요원에게 다시 돌고래의 특성과 성능을 설명하고 잠수함에 대한 세미나와 시운전 사전 회의를 갖는 등 준비를 갖춰 나가며 밤 시간에 돌고래를 조금씩 조금씩 진수대로 밀고 나갔다.

불과 수백m 밖에 되지 않는 거리인데 하루에 또 하루를 넘겨 3일 뒤에야 돌고래는 진수대 앞에 다다랐다. 6일 새벽. 마침내 돌고래는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물론 해군 요원, 코리아타코마 기술진 모두에게 긴장의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연구팀은 혹시 중량 계산을 잘못한 결과 돌고래가 옆으로 혹은 앞뒤로 기울어지지는 않나, 계산보다 무겁게 만들어져 물에 푹 잠기지 않을까 하는 등의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었다. 노심초사, 연구팀은 그렇게 물에 잠기는 돌고래를 주시했다.

예상된 흘수(吃水·draft)에 도달했다. 물 위의 돌고래가 어떤 자세인지 모두의 눈길이 집중됐다. 수평이다.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모든 조선학적 계산이 실제 건조와 일치함이 확인되는 그 순간 모두에게서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최초의 함정을 개발할 때는 중량 계산이 실제와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대개 계산보다 중량이 증가, 건조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나 돌고래는 정확했다. 서로의 수고에 고마움과 기쁨을 나눌 틈도 없이 곧바로 수밀 검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방법을 두고 또 논란이 일었다.

연구팀은 상가대 위에서 돌고래를 물속에 완전 잠기게 한 후 엔진을 시동, 공기 소모로 인해 선체 내의 압력이 850바(bar) 이하로 떨어져 엔진이 자동 스톱될 때 수밀을 검사하고 압력이 상승하는지를 확인코자 했다.

코리아타코마 조선소 기술진이 너무 위험하다며 적극 반대하고 나섰지만 연구팀이 독일에서 경험한 사례와 함께 직접 시험에 참가하는 조건으로 검사를 수행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우수했다. 말 그대로 물 한 방울도 새지 않은 것이었다.

< 출처 : 국방일보 신인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