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 각국은 비살상무기(nonlethal weapon)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살상무기는 적의 생명이나 신체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고 일시적으로 전투력을 마비시킬 수 있는 무기를 말한다.

이라크 전쟁에서 본 바와 같이 오폭이나 오인사격으로 상대방 민간인이 사망하게 되면 오폭 당사자는 국제적 비난을 받게 되고, 나아가 자국 국민과 동맹국의 전쟁수행에 대한 지지를 결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같은 저강도 분쟁에서는 민간인과 적 전투원이 뒤섞여 있는 상태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때는 오폭의 위험이 더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적을 죽이지 않고도 무력화할 수 있는 비살상무기가 관심을 끌고 있다.

미 국방부가 현재 개발하고 있는 비살상무기 중에는 악취폭탄이 있다. 최루탄보다 한 단계 더 진화된 무기인 이 폭탄은 썩은 쓰레기·인분 등의 냄새를 발생시켜 사람들의 숨을 가쁘게 하고 심장을 뛰게 하며 속을 메스껍게 한다. 또한 시체 썩는 냄새를 발생시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미 국방부는 현재 모넬화학감각센터(Monell Chemical Senses Center)에 의뢰, ‘상상할 수 있는 냄새 가운데 가장 나쁜 냄새’를 찾고 있다. 모넬화학감각센터의 연구원들은 썩고 있는 동물의 살코기 또는 생선 찌꺼기 냄새 등 혐오스러운 냄새를 찾고 있는데, 특히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모든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싫어하는 냄새를 찾는 것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나쁜 냄새의 1, 2순위는 스카톨(skatole)과 유기황화합물(mercaptoacetic acid)이다. 스카톨은 사람의 대변에서 악취를 발생시키는 물질이며, 유기황화합물은 생물체의 조직이 썩을 때 발생하는 물질이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악취폭탄을 사용했다면 아프가니스탄의 험준한 동굴지대에서 알 카에다를 색출하는 것이 더 쉬웠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재래식 폭탄은 표적에 빗나가면 그것으로 끝이지만 냄새는 먼 곳까지 퍼져 은신하고 있는 사람들을 괴롭히기 때문이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12. 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