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8월 창립한 대륙군사전략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중국을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 세워졌다.

미국을 연구하기 위한 기관이나 연구소는 많지만 미국과 더불어 21세기를 주도해 나갈 국가로 떠오른 중국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기관이 없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따라서 연구소는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 각국의 안보정책 및 군사전략을 연구·개발함으로써 미래지향적인 국방력 발전을 제고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러한 목적에 의해 연구소는 지난해 8월 채명신·이치업·김영관·장지량·공정식 장군 등 각군의 명망 높은 인사들을 고문으로 영입하고 이재돈 장군을 연구소장으로 예비역 장성 50여 명과 중국을 연구하는 전국의 대학교수·학자 8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국방부 인가로 힘차게 출범했다.

연구소의 역사는 아직 일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연구기관 못지않은 활동으로 값진 성과를 계속 배출해 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중앙대 민족발전연구원과 공동으로 ‘미국 바로 알기-보수·진보 시각 좁히기’ 포럼을 주관하고 11월에는 미 월터 슬로콤브 대표 등 미 대서양협회 측 인사와 더불어 ‘미사일 방어 및 아시안 안보’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 한·미 양국의 이해와 공감대를 이끌어 낸 바 있다.

하지만 연구소가 가장 관심을 갖고 주도해가는 분야는 역시 중국에 대한 심층적 연구다.

특히 중국에는 재향군인의 조직적 활동이 거의 없기 때문에 양국의 군사교류가 군 고위층·군 교육기관, 그리고 함정의 상호 방문 등 공식행사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인 점을 감안, 공식행사 이외의 상호 교류를 보충해 주는 데 연구소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에서 열리는 각종 학술대회 등에 참석, 유대를 증진하고 있으며 돈독한 관계 유지와 양국 이해를 위해 특별히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군 장성 및 예비역 군 인사들을 초청, 동북아 관련 안보문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연구소는 최근 또다른 도약의 계기가 될 두 가지 사업의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나는 그동안의 연구성과가 집대성된 전문지 ‘대륙전략’의 발간. 이달 중순께 출간될 ‘대륙전략’은 연 2∼3회 발간되며 중국을 연구하는 기관 및 학자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는 홈페이지(www.asianstrat-egy.org)의 확대개편이다. 책 발간과 동시에 새로 선보이게 될 홈페이지는 안보 일반자료 외에 특별히 중국의 정치·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 걸친 유용한 자료와 최근 소식을 실시간으로 게재, 일반인들에게도 중국에 대한 관심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동훈(57)부소장은 “우리나라와 역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가져 온 중국은 향후 21세기에도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며 “세계의 강자로 부상한 중국을 이해해 우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재돈 소장-“한반도 통일 위해서 중국 체계적으로 연구”

“중국을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통일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한반도 상황을 유연성 있게 풀어 나가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편입니다.”

대륙전략연구소 이재돈(62·해사19기·원내사진)소장은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4강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나라가 없지만 특히 남북한과 역사적·지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 큰 열쇠를 쥐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당부했다.

특히 이소장은 “경제분야는 삼성 등 기업체의 활발한 진출로 상당히 알려져 있지만 그 밖의 정치·군사·문화분야는 아직 미흡하다”며 “각 분야에 걸쳐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지한파를 육성하고 우리를 이해시키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장은 1993년 6월 해병대 소장으로 전역한 후 방중, 같은해 9월부터 상하이(上海) 복단대학에서 7개월간 중국역사를 공부했다. 당시는 중국과 수교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아 장교, 특히 장성 출신이 이유 없이 유학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중국 측의 생각에 간첩으로 오인받은 일도 있었다고 한다.

전문지 ‘대륙전략’의 발간과 홈페이지 개편으로 이제 어느 정도 연구소의 틀이 잡힌 것 같다는 이소장은 “앞으로도 중국을 비롯한 국내외 안보정책 및 군사전략을 연구·개발하고 교류·홍보·문헌 발간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국방력 발전에 기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12.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