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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국산무기개발 비화 - 어뢰 백상어·청상어 (23)

R&D로 일컬어지는 연구개발 분야 곳곳에는 후발 주자들이 겪어야 하는 난관과 좌절, 아픔이 있게 마련이다. 특히 핵심 부품·장비에는 선진국이 만들어 놓은 각종 규제와 독과점적인 횡포가 있어 이를 구매하거나 개발하려는 연구자들을 어렵고 서러운 지경으로 몰아넣곤 한다.

백상어 연구팀도 예외일 수 없었다. 개발 초기 연구팀은 우리 기술력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분야의 부품을 외국에서 들여와야 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3축(軸) 비행운동 시뮬레이터(FMS ·Flight Motion Simulator)와 관성측정장치(IMU·Inertial Measurement Unit)였다.

3축 FMS는 수중에서든, 지상에서든 유도 무기를 실제로 발사 시험하기 전 단계에서 미리 제어와 항법 기능을 점검하는 데 필수적인 핵심 장비. 바닷속에서 어뢰가 움직이는 운동 형태를 육상에서 그대로 재현해 주는 이 장비를 연구팀은 절실히 필요로 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대륙간 탄도탄이나 장거리 유도 무기 분야에나 적용되는 줄 알고 있었던 유도탄 기술통제협정(MTCR: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 기준에 걸려 3축 FMS를 도입하는 데 필요한 수출 허가(EL:Export Licence)를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백상어 체계실과 항법실 연구원들은 1990년 1월 개발 사업에 착수할 때 이미 백상어의 동적 특성(dynamic characteristics)을 기준으로 시뮬레이터의 사양을 검토·결정하고 개방형·폐쇄형 김블 형태(자이로 등의 항법 센서 시험용이므로 피치 김블의 대칭성 유지가 중요) 각 한 대씩을 외자로 구매키로 했다.

이를 위해 외국 관련 업체를 상대로 사전 업체제안서를 요구한 결과 미국 1개사(Contraves사)와 스위스 1개사(Acutronic사) 등 2개 회사가 견적을 포함한 문서를 제출해 왔다. 참여가 저조한 까닭은 돈이 안 되기 때문이 아니라 연구팀이 요구하는 고정밀의 비행 시뮬레이터 제작에 상당한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구팀이 장비의 성능을 더 세분화하고 백상어의 특성인 완전 디지털 제어 시스템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당시 그 같은 장비에는 생소한 디지털 인터페이스 기능 한 가지를 추가하려 했다. 여기에 미국 회사는 시큰둥한 듯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세부적인 사양들을 스위스사와 조율하고 공개 경쟁 입찰을 실시했는데 의외로 미국 회사가 약간의 덤핑 수준 가격(계약 기준가 38만7600달러·응찰가 34만9985달러)으로 낙찰됐다.

미국 회사와 90년 12월20일 계약을 체결한 후 그들은 이 장비에 대한 수출 허가를 받기 위한 행정 조치에 들어갔으나 이때 미국 국방부·상무부가 브레이크를 걸어왔다. 3축 FMS가 MRCR 통제 대상이라는 것이었다. 미국 회사는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다”더니 이윽고 “어렵다”고 전해 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급한 상황. 연구팀은 EL 심의 추가 자료를 세 번이나 더 제출하고 91년 후반기부터 업체 수준을 넘어 한·미 정부 간 경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91년 11월 최종으로 ‘EL 획득 불가’였고 결국 계약 파기로 이어졌다.

물론 이에 대비해 연구팀은 스위스 회사와 미리 접촉해 뒀다. HILS 시스템을 최대한 빨리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스위스사와 92년 4월10일 계약했으나 이번에는 예산 확보에 애를 먹었다. 그동안 스위스·프랑의 환율이 8% 정도 오른 데다 최초 미국 회사의 입찰가가 덤핑 수준이었기 때문에 남은 예산을 반납했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도입은 했지만 1년이나 늦어진 HILS 시스템 구축 기간을 만회하는 땀과 고통의 몫은 고스란히 담당자인 김삼수(44·책임연구원) 박사·이원(40·선임연구원) 연구원에게 지워졌다.

백상어는 관성측정장치(IMU)가 적용된 중어뢰. 이즈음 어뢰에 IMU를 적용하는 예는 거의 없었다. 대다수 어뢰가 다수의 자이로와 펜듈럼을 이리저리 조합한 몇 개의 회로군(群)을 따로따로 구성하고 있었다. 이렇게 흩어져 있는 항법 센서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소형화하면서도 신뢰성·정비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했다.

여기에 적합한 부품이 하나의 상자에 자이로와 가속도계를 장착한 IMU로 어뢰의 가속도와 각속도를 측정하는 고가(高價)의 핵심 구성품. 이것이 없다면 어뢰의 자세·속도 등을 알 수 없어 제어하는 방법을 찾지 못하게 된다.

연구팀은 최초 86년부터 일반적인 기계식 자이로와 가속도계를 해외 도입, IMU를 국내 개발하고자 했다. 그러나 ADD 항법실(정태호 박사팀)이 어렵게 설계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난도의 기술들이 집약된 시스템인 만큼 정밀한 신호 처리를 맡는 PCB 제작에 어려움이 많았다. 2개 국내 업체가 연이어 포기하고 세 번째 업체가 겨우 마무리지었을 정도였다.

이에 연구팀은 개발 일정과 위험도를 고려, 어뢰에 적합한 스트랩다운 방식의 IMU는 해외 도입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성 항법 시스템은 국내 개발키로 결정했다.

먼저 미국 MK-48 ADCAP 중어뢰에서 채용하고 있는 리튼사의 LP-81 IMU의 도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곧 EL 획득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판단돼 프랑스의 대표적 항법 업체인 SAGEM에 대체품 구매를 타진했다.

이것은 핵심 부품 도입을 한 국가나 한 업체에만 의존할 경우 당할 수 있는 어려움, 즉 개발 완료 후 양산 단계에서 가격을 올리거나 EL 승인을 받지 못해 양산에 차질을 가져올 위험을 미리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이를 듀얼 소스〈Dual Source〉 개념이라고 한다). 이때 미국 정부는 연구팀이 프랑스 업체와 협의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재빠르게 리튼사에 수출 승인(90년 10월)을 내주게 된다.

덕분에 백상어는 두 종류의 IMU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연구팀은 인터페이스 회로와 관련 신호 처리 로직 등을 역시 두 종류로 개발하는 부담을 져야만 했다. 그렇기는 해도 EL 제한이나 가격 상승 등이 발생할지도 모를 문제점을 사전에 대비하는 안전 장치로서는 훌륭했다.

< 출처 : 국방일보 신인호 기자 >

2005-10-10 18: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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