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통일된 조국을 건설하려다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의 구차한 안일을 위하여 단독정부를 세우는 데는 협력하지 않겠다.”

김구는 자신의 의지대로 단독정부를 세우는데 협력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선거가 가능한 남한에서만 총선거를 실시한다는 유엔의 결정에 따라 1948년 5월 10일 결국, 남한에서만 총선거가 시행된 것이다.





좌익의 선거방해와 김구 등 남북협상파들이 불참을 선언했지만 선거는 강행되었고, 제주도에서 투표가 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투표율은 평균 95.5%에 달했다.

선거 결과, 남북한 인구비례에 따라 정해진 300석 가운데 북한지역에 배당된 100명을 제외하고 200명의 의원이 선출되었다. 곧이어 제헌국회를 조직한 이들은 5월 31일 국회를 개원하고 헌법을 제정, 7월 17일 공표한다.

이어 7월 20일 국회에서 실시한 정·부통령 선거에서 초대대통령에 이승만, 부통령에 이시영이 당선되었고, 1948년 8월 15일 광복 3주년을 기해 ‘정부수립 선포식’을 가짐으로써 명실공히 대한민국정부가 세워지게 된다.















한편 남한에서 단독정부가 수립되는 동안 북한에서는 또 하나의 정부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김구가 평양을 방문,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남조선의 단선을 반대할 것이니 북조선도 단독정부를 세워서는 안된다’고 신신당부했으나, 5월 10일 남한에서 단독선거가 치러지자 북한도 8월 25일 최고인민회의대의원선거를 실시하고 9월 9일 김일성을 수상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립을 선포한다.

이로써 한반도는 38도선을 경계로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서로 다른 이념을 지닌 두 개의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반세기 이상 이어지고 있는 분단의 아픔이 시작된 것이다.

이후 남한과 북한은 서로 정통성을 내세우며 적대감을 드러내는 등 불안한 정국이 이어졌다. 남한에서는 단독정부 수립 전후로 4.3제주항쟁과 10월 여순 사건 등 유격 투쟁이 본격화되어 한국전쟁 이전까지 10만여 명이 유격투쟁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분단과 통일을 둘러싼 모순과 갈등은 결국 한국전쟁이라는 민족적 비극으로 이어진다.

< 출처 : 국정브리핑=밀리터리 리뷰, 2005. 4. 28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