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에는 기내 압력을 지상과 같이 유지시키는 여압 조절기가 있다. 높은 고도에서 기내 압력을 지상과 같이 유지시켜주는 이같은 조절기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만약 이러한 조절기가 없으면 조종사와 승객들은 항공기가 높은 고도에 도달할 때 의식을 잃는다. 신체가 필요로 하는 산소량이 기압이 내려감에 따라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공군 조종사나 승무원은 일정 기간마다 항공 생리훈련을 받는다. 훈련에는 저압실 체험이 있어 조종사가 이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압력이 낮아지면 여러 가지 증상이 발생하지만 대부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판단 능력이 떨어지고 호흡 곤란으로 결국 의식을 잃는 위험한 상황을 맞게 된다.

가령 가장 간단한 덧셈 ·뺄셈 등을 높은 기압에서 산소 마스크를 벗고 하게 되면 제멋대로 답을 쓰거나 아예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며 점점 의식의 끈을 놓게 된다. 산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높은 산을 오르는 전문 산악인의 정신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하는 부분이다.

군 항공기에 있어 C-130 등 수송기는 일반 여객기와 마찬가지로 여압 장치가 설치돼 있고 기능도 동일하다. 하지만 임무에 따라 높은 고도에서 여압 장치를 작동시키지 않기도 한다.

가령 고공낙하 훈련시 고도 9000피트(약 2700ｍ)~1만3000피트(약 4000ｍ)에서 실시하는데 이때는 여압 조절 장치를 이용, 항공기 내의 여압을 완전히 제거한다.

비행교범에는 산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3시간 이상 비여압에 노출될 경우 판단력이 떨어지고 비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낙하하는 요원들은 도어를 열면 비여압에 노출되는 시간이 짧고 곧바로 강하하기 때문에 따로 산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4. 1.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