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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의 눈 - 見視




■ 해군 한국형 구축함 견시

“좌현견시보고! 어선 1척방위 030도, 거리 3000야드, 좌현에서 우현으로 이동 중.”

과학 기술의 발달과 정비례해 우리 군이 사용하는 각종 장비·무기 체계도 첨단화의 길을 걷고 있다.

최첨단 기술의 집합체인 해군 함정도 예외일 수 없다. 눈앞에 보이지 않는 적도 족집게처럼 집어내는 최첨단 레이다를 보유한 함정에서도 육안으로 접촉물을 확인하는 절차인 견시는 여전히 없어서는 안 될 임무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선보인 함정들은 수백㎞ 밖은 물론 수십m 아래 물속에 있는 적도 족집게처럼 집어내는 탐지 체계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무장을 갖춘 것이 대세. 하지만 최신예 함정의 탐지 체계를 찬찬히 살펴보면 의외로 원시적(?)인 구석을 발견할 수 있다.

‘견시’가 바로 그것. 견시란 군함에서 육안으로 접촉물을 확인, 상황을 보고하는 임무다. 육군의‘초병’과 비슷한 역할인 셈.

‘본다’는 뜻의 견시라기에 그저 윙브리지에 서서 바다를 좀 바라보다 들어오면 되는 줄 알지만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중요하고도 힘든 임무이다.

공중·수중·수면으로부터 소리, 색깔, 부유물 냄새, 불빛 등 무엇이든 발견과 인지 동시에 보고해야 한다’는 근무수칙에 따라 철저하고 상세히 보고해야하는 업무량 많은 분주한 업무이기도 하다. 주로 육안 및 쌍안경을 사용하는데, 발견되는 접촉물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자이로스코프(gyroscope)를 이용, 방위를 측정하여 보고한다.

최첨단 레이다를 놓아두고 웬 견시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은 바다를 모르는 사람이나 하는 우문(愚問)이다. 어망·어구 등 함정 운항에 방해가 되는 각종 부유물은 레이다에 포착되지 않기 때문에 견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함 안전을 위해 견시는 필수적이다. 날씨가 나쁠 때는 레이다 성능이 떨어져 견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견시임무는 주로 수병이 수행하는데, 수병 전투복을 입고 외투를 걸치고 방한 외투까지 입어야 한다. 거기다 라이프자켓(구명의)까지 착용한 견시병의 모습은 뒤뚱뒤뚱 걸음걸이의 펭귄이 따로 없다. 하지만 함교 윙브리지에 서 본 사람만이 그리 껴입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있다.

육지에서는 부드럽고 상쾌하게까지 느껴지는 바닷바람이 그리 매서울 수가 없다. 거기다 배의 속력까지 더해져 바람의 날카로움은 몇 제곱으로 부풀어 오르며, 게다가 야간견시에 눈ㆍ비바람이 칠라치면 말로다 표현할 길이 없다.

해군 장병들은 견시 임무를 수행하는 소감을‘날 세운 도끼처럼 부딪쳐 오는 겨울바람, 체감 온도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기와 맞서는 것이 거의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수준’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물론, 철판이 태양열을 고스란히 흡수해 체감 온도 40도가 넘는 열기와 싸워야 하는 여름철 견시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 해군에서는 현재 전력화 기간에 있는 대조영함을 비롯해 앞으로 KDX-Ⅱ 5번함 강감찬함, 대형 수송함 독도함, KDX-Ⅲ 1번함 등 우리 해군사를 다시 쓰게 만들 최첨단 함정들을 속속 전력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무리 첨단 탐지 체계를 갖춘 초현대식 함정이 등장하더라도 어떤 레이다도 따라가지 못할 정확성을 갖춘 육안에 의존하는 견시는 여전히 함정 안전의 최후 보루로 그 자리를 지킬 것이다.

< 출처 : 해군본부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6-03-16 19: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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