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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의 변화와 분쟁으로 본 한국사
근대의 국민국가를 논할 때 그것을 구성하는 3대 요소로 국민, 주권과 함께 영토를 든다. 그러나 무대를 전근대로 옮기면 국민과 주권은 오간 데가 없다. 오직 영토라는 개념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뿐이다.
이는 그만큼 영토가 전근대와 근대를 막론하고 역사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임을 증명한다.
그럼에도 한국사의 현장에서 영토 문제는 다른 개념들에 견주어 홀시된 편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다른 무엇보다 증거의 부족함에서 기인한다.
예컨대 고구려의 영토라고 할 때, 700년이나 지탱한 이 왕조가 기원전 37년 건국 이후 서기 668년 멸망 때까지 줄곧 같은 영역을 근거지로 활동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느 역사지도에도 최전성기 때 고구려의 영역이 어디에서 어디까지인지를 알려주는 명확한 자료는 없는 실정이다.
그 자신 역사학도로서 대통령 경호실장과 국가보훈처장을 역임한 안주섭 박사가 서강대 대학원 출신 젊은 역사연구자들인 이부오 박사, 이영화 박사와 함께 엮은 '영토 한국사'(소나무)는 연구자에 따라 이론이 많을 수밖에 없는 영토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고자 한 성과물이다.
영토사를 "국가간 경계선 변화의 역사"로 규정하는 이번 책은 2부로 나누어, 제1부에서는 한국사 영토 변화의 궤적을 추적해 도표화했으며, 2부에서는 한국이 관련된 현대의 영토 분쟁 문제를 다루었다.
독특한 점은 고대-중세-근대-현대의 교과서적 시대 구분 방식을 탈피해 강 중심으로 역사를 나누고자 했다는 사실이다.
이에 의해 이번 '영토 한국사'는 요하 시대(기원전 8세기-서기 4세기) : 요하를 둘러싸고 중국세력과 고조선, 고구려가 쟁패하던 시대 한강 시대(4세기-7세기) : 고구려 백제 신라가 한강을 중심으로 대치하면서 한반도 주도권을 쟁탈하던 시기 대동강 시대(7세기-10세기) : 통일신라와 발해가 대동강을 경계로 대치한 시대 압록강-두만강 시대(10세기-21세기) : 압록강 두만강을 확보하고 유지한 고려, 조선, 대한제국, 대한민국의 시대로 분절했다.
안주섭 박사는 "강이란 농경생활의 터전과 교통로이기도 하면서 많은 경우에 국가간 경계를 이루는 존재임을 주목한 시대구분"이라고 말했다.
영토분쟁 편에는 한반도 분할을 둘러싼 국제분쟁, 간도와 녹둔도를 비롯한 북방 분쟁, 독도와 동해를 둘러싼 일본과의 분쟁에 초점을 맞췄다. 요소요소에 100컷 이상을 헤아리는 각종 지도를 첨부했다. 240쪽. 1만8천원.
< 출처 : 서울=연합뉴스, 2006. 5. 4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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