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itary Review - (주)아이엠알코리아　　　　　　　　　　　　　　　　　　　　　　　　　　　　　　　　　　　　　　　　　　　　　　　　　　　

옛 사람들은 바다를 어떻게 건넜을까

아주 먼 옛날 초기의 배는 어떤 모양이었을까.

또 배를 이용해 한 지점에서 드넓은 물을 건너 다른 지점으로 갔던 사람들은 그 배를 어떻게 조종했을까.

선사시대 사람들은 처음 나무껍질로 만든 보트를 사용했고 이어 도구를 사용할 줄 알게 된 뒤에는 단순한 카누를 만든 뒤 노를 저어 용감하게 바다로 뛰어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거대한 범선이 출연, 바다를 무대로 문명을 전달하고 전쟁을 했으며 식민지를 개척해 나갔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 증기기관은 범선을 밀어냈고 대량화·고속화를 거쳐 여객선과 화물선, 전투함 등으로 우리 곁에 여전히 남아 있다. 여기까지는 대체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배에 대한 외적인 내용이다.

즉 배와 바다는 모험이 가득했고 낭만적 환상이 어우러진 곳이라는 선입견이 강하다. 하지만 헨드릭 빌렘 반 룬이 지은 ‘배 이야기’라는 책을 읽으면 이 같은 상상은 여지없이 깨질 뿐만 아니라 우리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다.

저자는 고대 로마시대 수상전투 중 배끼리 부딪쳐 파손되면 노를 젓던 노예들은 배와 함께 그대로 수장됐는데 그 이유를 과다한 값싼 인력(노예)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로마는 결국 과다한 노예로 멸망의 길로 접어들고 말았다는 것. 배를 통해 인류의 흥망사를 꿰뚫어 본 저자의 식견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또 뱃사람이 보수적인 것에 대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작은 관념들이 일단 문화에 고착되면 그것을 제거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옛날 범선에는 선실이 고물(선미)에 있었는데 프로펠러가 발명되고 50년이 지난 뒤에도 선실은 계속 고물에 있었다. 이제까지 계속 그래 왔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증기기관이 발명된 뒤 기선과 쾌속범선은 꽤 오랫동안 왕좌의 자리를 놓고 다투었지만 결국 범선은 기선에 완벽하게 패배한 이유를 들려주는 대목도 흥미롭다.

저자는 “범선을 몰락시킨 것은 기선이 아니라 수에즈 운하였다”며 “수에즈 운하는 런던에서 인도까지의 항해를 수개월이나 단축시켰다. 이런 짧은 노선에 투입될 수 없는 범선은 분명하게 패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이 책에는 배의 사멸과 진화가 정리돼 있으며 뱃사람들과 선상 생활이 가감 없이 담겨 있어 독자들에게 배의 역사를 고찰하고 돌아보게 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02-323-9491

< 출처 : 국방일보, 2006. 5. 18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6-05-18 19:2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