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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암호의 재발견’

인류 역사에 있어 ‘암호’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정보 노출에 방만했던 민족은 지난 역사에서 뼈아픈 경험을 했다는 것은 모두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디지털 시대인 현재, 암호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층 복잡해졌다.암호 전문가들은 보기만 해도 머리가 어지러운 암호를 개발해 내고 있다.다른 한쪽에서는 그보다 더 복잡한 암호 알고리듬을 개발, 그 암호를 풀어내고야 만다.

예를 들어 해커들에 의해 모든 암호가 뚫려 버리면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생각하기에도 끔찍한 일들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하지만 이렇듯 끔찍한 일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암호만 놓고 볼 때 상당히 흥미로운 사실을 접할 수 있다.

문화 칼럼니스트이자 테마역사문화연구원 박영수 원장이 쓴 역사 속에 숨겨진 코드인 ‘암호 이야기’를 들여다 보자.이 책은 처음 고대 문명의 발상지들을 찾아가 암호의 유래와 역사를 추적한다. 이어 카이사르 암살 음모의 배경에 숨어 있던 암호와 관련된 일화를 들려준다.

최초의 여자 스파이였던 마타 하리의 일생과 아메리카 원주민 나바호족의 언어가 암호로 사용된 과정, 제1·2차 세계대전 중 스파이의 활동과 전쟁의 승패까지 좌우했던 암호에 대한 내용도 주목을 끈다.

특히 속마음을 암호로 풀어쓴 백제 가요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암호에 관한 항 등 우리나라 암호 문화에 대한 소개는 독자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한다.이 밖에도 이 책에서는 일상에서 빈번히 사용되고 있지만 알지 못했던 ‘암호’를 재발견케 한다.주민등록번호의 비밀, 신용카드번호에 숨은 검증 번호 등이 그것.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한 ‘매트릭스’라는 영화와 ‘다빈치 코드’ 등 소설 속에서의 애너그램(주어진 단어에서 철자를 뽑아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글자 퍼즐) 또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정보화 사회에서는 정보가 힘이고 능력이다.‘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암호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 없더라도 ‘암호·추리·기호학’은 분명 매력적인 탐구의 영역임이 틀림없다.

< 출처 : 국방일보 조진섭, 2006. 5. 25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6-05-25 22:4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