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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의 효과 군사 문화가 좌우한다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무기인가, 정신력인가. 이런 질문은 첨단 무기가 가공할 위력을 뽐내는 현대에는 시대착오적인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인 존 린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는 “기술이나 물질적 요소, 다시 말해 무기가 전쟁을 결정한다”는 통념에 반대한다. 오히려 대담하게도 ‘군사 혁신’ ‘군사 기술의 혁명’ 같은 말이 군대에 최면을 걸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렇다고 저자가 “정신력이 승패를 결정한다”는 케케묵은 견해에 손을 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처럼 “문화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단순한 결론도 아니다.기술적인 이점을 채택하고 확장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지만 신기술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능력의 큰 부분은 각 나라의 군사 문화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나아가 군사적 변화를 가져오는 핵심 요인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을 가져온 개념이라고 주장하면서 군사 문화에 눈길을 돌린다.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비슷한 기술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전혀 다른 방식의 전차를 개발한 독일과 프랑스의 사례를 들어 기계가 아닌 개념적 측면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같은 수준의 기술을 가지고도 각자가 생각하는 전쟁의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스타일의 무기를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사고에서 출발, ‘배틀, 전쟁의 문화사’를 통해 고대 그리스부터 중국·인도·중세 유럽을 거쳐 태평양전쟁과 이라크전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민족과 국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전쟁을 수행했는지 설명하고 있다.전투나 전쟁을 평면적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전쟁 방식을 선택하게 만든 문화적 원인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의 이내주(육사36기) 교수와 박일송(육사44기) 부교수가 번역했다.031-3143-4006

< 출처 : 국방일보 김병륜, 2006. 6. 8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6-06-08 21:5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