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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바꾼 전쟁의 역사

인류는 유사 이래 늘 자연의 영향을 받아 왔다. 즉, 인류사는 자연에 대한 도전과 응전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과학이 발달한 현대에서도 전쟁으로 인한 피해보다 자연재해가 훨씬 더 끔찍하고 심각하다. 최근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나 동남아를 휩쓴 지진해일은 자연의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유감없이 보여 줬다.

이렇듯 자연의 힘은 인간의 역사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지만 인류사를 바꿔 왔다는 전쟁에서도 날씨는 큰 변수였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변수였다면 날씨는 과연 어떤 역할을 했으며 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이런 의문을 해소할 만한 책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베트남전쟁, 이란 - 이라크전쟁, 아일랜드 내전, 아프가니스탄 분쟁 등에서 BBS·CBS방송국의 종군기자로 활약했던 에릭 두르슈미트가 펴낸 ‘날씨가 바꾼 전쟁의 역사’라는 책이 그것.이 책은 날씨를 이야기하지만 그렇다고 날씨를 다룬 책은 아니다. 인간이 의도하고 일으킨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한 요소, 즉 불가항력한 자연의 힘이 역사적 결과를 어떻게 바꿨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물론 이 책에서 거론하는 전쟁이 전적으로 날씨 때문에 승패가 갈렸다고 할 수는 없다.

저자가 날씨에 주목하는 의도는 전쟁이라는 특수한 프리즘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으로 그중 하나 ‘날씨 조절’을 살펴볼 만하다.날씨 조절을 전쟁에 이용하려는 시도는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 때도 있었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승패를 결정지을 만한 요인인 날씨를 예측하고 조절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당연하다.하지만 저자는 “인간이 날씨를 정복하려고 애쓰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왜냐하면 간단히 헤아릴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며 “자연과 조화롭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10개의 전쟁과 1개의 자연재해를 다루고 있다. 또 수백 명에 이르는 전쟁 당사자의 인터뷰와 풍부한 자료 조사, 그리고 자신의 전쟁 체험을 토대로 마치 현장에서 리포트하듯 생생히 전쟁 이야기를 전해 준다.독자들은 서기 9년 로마군의 게르만 침공에서부터 1965년 베트남전쟁까지 역사적으로 유명한 전쟁들을 접하며 날씨가 승패에 영향을 어떻게 미치고 역사까지 바꿔 놓았는지 결정적 순간들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02-3142-9623

< 출처 : 국방일보 조진섭, 2006. 7. 14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6-07-14 01:0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