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itary Review - (주)아이엠알코리아　　　　　　　　　　　　　　　　　　　　　　　　　　　　　　　　　　　　　　　　　　　　　　　　　　　

5000년 바다 탐험의 기록

한 번이라도 배를 타고 대양을 가로지르는 체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거대한 바다가 주는 무거운 압박감을 실감할 것이다. 배뿐만 아니라 지구를 집어 삼킬 것만 같은 파도에 공포를 느끼거나 좁은 철판 안에 고립됐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바다는 더 이상 낭만의 대상이 아니다.

하물며 저 바다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했던 고대에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것은 모험, 그 이상이었다. 1000년 전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아일랜드·그린란드를 넘어 북아메리카까지 도달한 바이킹의 역사는 인류의 도전정신을 극적으로 보여 준다.

최초의 항해자들은 단순히 용기만으로 바다를 건넜지만 학문의 힘이 더해지면서 항해술은 갈수록 정교하게 발달했다. 수학·물리학·천문학의 힘을 빌리면서 항해자들은 항해속도와 항해 시간, 배의 정확한 위치를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이런 항해 기술을 바탕으로 포르투갈·스페인의 모험가들은 14세기 초 전 세계 바다를 놓고 탐험 경쟁을 벌였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1519년 세계 일주 항해를 시도했던 마젤란이 겪은 험난한 운명은 세상의 끝을 넘어선 모험을 추구했던 이들의 영웅적 삶을 잘 보여 준다.

‘항해의 역사’는 이 같은 항해술의 발달사를 다룬 책이다. 저자 베른하르트 카이는 풍부한 역사적 지식뿐만 아니라 요트 선장으로 활약한 오랜 경험까지 더해 실감나게 항해 세계를 재현하고 있다.

이 책은 자기 목숨을 걸고 바다에 온몸을 던진 사나이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지도 작성 기법, 천문 관측 기술, 수학 등 자연과학이 항해의 역사와 맞물려 어떻게 발달해 왔는지도 상세하게 풀어냈다. 로마인들이 인도로 가는 항로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나 한때 유럽보다 1000년은 앞섰던 중국의 항해 기술 등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역사도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02-3475-3863

< 출처 : 국방일보 김병륜, 2006. 7. 27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6-07-27 22: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