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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국산무기개발 비화 - 어뢰 백상어·청상어 (64)

어뢰는 전파가 도달하지 않는 물속을 주행하기 때문에 어뢰 자체 내에 데이터를 저장한 후 이를 회수해 분석하는 것이 시험 결과를 분석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어뢰를 회수하지 못하면 발사시험 자체를 한 의미가 없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험용 어뢰를 회수해 분석할 수 있도록 제작하는 것이 연습탄 두부다.청상어는 백상어에 비하면 워낙 작은 어뢰라 좁은 공간에 모든 부품을 집어넣다 보니 부피에 비해 무게가 무겁다. 이로 인해 청상어는 주행을 종료하게 되면 바로 물속으로 가라앉는 음성부력을 갖고 있다.당시 어뢰개발책임자인 박성희(현 국립과학연구소 2체계개발본부장) 박사는 청상어 주행 완료 후 확실한 회수를 위해 이같이 음성부력인 청상어가 양성부력을 갖도록 부양기낭을 장착하는 시험용(타우 버전) 어뢰를 제작하도록 지시했다.

청상어 연습탄 두부는 그렇지 않아도 좁은 공간인데 부양장치까지 들어오게 되니 당연히 공간 배치가 가장 큰 문제가 됐다. 비록 빈 공간 길이를 좀 더 늘린다 해도 도저히 만들 수 없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였다.다행인 것은 전자공학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은 부품의 소형화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전자 부품은 가급적 최소화하면서 수중에서 음파를 발생시키는 음파 발생기는 매우 작은 크기로 선정했다. 하지만 출력 저하가 불가피해 훗날 회수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연습탄 두부는 크게 기구부와 전자부, 부양장치, 신호탄 개발로 나눌 수 있다. 김원제 연구원이 부양장치·신호탄·기구부 종합을, 전자부 종합은 박성운 연구원이 각각 맡았고 LG정밀(현 넥스원 퓨처)에서는 기구부 개발에 강동석·문정원 연구원이, 전자부에는 조한준·이삼화 연구원이 참여했다.부양장치의 경우 초기에는 프랑스에서 도입해 사용했으나 이내 국산화가 결정됐다. 연구팀은 공간 배치와 특수한 부품을 구하는 데 많은 애를 먹었으나 결국 유사한 성능을 이뤄냈다.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곧바로 추가적인 성능 개선 요구가 들어왔다.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구조를 이중으로 하라는 것이었다.

그때까지의 모든 부품 배치를 다시 원점에서부터 검토, 설계해야 했다. 그 결과 기폭회로, 압력스위치 등 주요 부품을 모두 이중화했고 압력탱크와 부양기낭의 강도를 강화해 부상 심도를 더욱 높였다.이때 김원제 연구원에게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매우 작은 크기로 많은 공을 들여 만든 신호탄이 채택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화중앙연구소는 그렇게 작은 크기의 신호탄은 성공이 힘들다고 고개를 흔들기조차 했다.

당시 김종수 연구소장을 설득해 간신히 개발에 착수한 후 담당자인 김용식 과장, 김성래 대리 그리고 국방과학연구소와 LG정밀 등의 관계 연구원이 공동으로 어렵게 개발에 성공했다.실제 해상 시험까지 성공했지만 결국 채택되지 못했다. 연막을 발생시키는 화약과 염료의 양이 적어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연막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신호탄 장착의 의미가 크게 퇴색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연습탄 두부를 장착한 시험 어뢰 발사시험도 이뤄졌다. 시험용 발사대는 당시 전완수 박사와 전우선·정현기·김원제 연구원 등이 설계해 제작된 것으로 압축공기로 밀어내는 방식인 기존 수상함 발사대와는 다르게, 발사대 경사면을 타고 미끄러지듯이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도록 경사식으로 만들어졌다.“연습용 어뢰가 부상하지 못하면, 설혹 다른 이유가 있더라도 1차적인 책임을 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압감이 많았습니다. 시험 전날, 부양장치가 오작동해 어뢰가 뜨지 않는 꿈을 꿀 정도였습니다.” (김원제 연구원)

< 출처 : 국방일보 신인호, 2006. 8. 7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6-08-07 18:4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