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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국산무기개발 비화 - 어뢰 백상어·청상어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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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11월 23일 국산 전지를 사용한 첫 시험은 어이없는 실패였다. 발사관을 이탈, 입수한 청상어는 곧 전동기가 회전하는가 싶더니 이상하게도 갑판의 로프가 심하게 당겨지는 현상이 발생하더니 어뢰 주행 흔적이 사라져 버렸다. 로프는 여전히 뭔가가 매달려 있는 듯 아래로 끌리고 있었다. 자세 제어를 위해 청상어 방향타가 작동되는 순간에 로프가 어뢰 작동기 사이에 낀 것이었다.
국산 전지를 이용한 최초의 시험이었지만 전지 외적인 문제로 전지의 성능은 확인도 못하고 어이없게 시험을 마치고 말았다. 그러나 이듬해 1월과 2월에 국산 전지를 사용한 시험은 시나리오대로 주행을 완료,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이로써 국산 전지를 이용한 개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국산 전지를 사용한 시험에서 제작상의 품질 문제로 인한 실패와 전지 전해액 온도 조절 실패 등의 이유로 종종 실패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사업 기간을 연장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됐다.
한편 연구팀은 1995년 초부터 수상함이 아닌 또 다른 탑재 플랫폼인 헬기와 해상초계기에서의 발사 시험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수상함과 다른 발사 환경으로 인한 문제점이 적지 않았다.
연구팀은 해군 항공부대와 병기 탄약창을 방문, 실제 플랫폼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링스 비행대의 박지영 준위, P-3C무장대대의 신용복 준위 등으로부터 적극적인 도움을 받았다. 이때 발사를 위한 플랫폼 수정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지만 독립적인 장비나 부품은 최대한 국내 개발을 시도했다.
발사대의 경우 청상어 사업 완료 후 완전히 새로 만들어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운용되고 있는 발사대를 수정해서 재활용하는 개념이었다. 이 때문에 청상어 인터페이스를 위한 최소한의 설계 변경 외에는 성능 개량에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발사대와 초기 입력장치 간의 함내 케이블, 발사대의 고압공기 플라스크, 항공기용 탑재 밴드, 그리고 기타 탑재·운반치구와 같은 지원장비 등이 그것이다. 이들 중에는 필요시 조달 기간이 길고 외국 업체의 폭리에 시달리는 등 운용 부대에서 애로 사항을 토로하면서 개발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도 많았다. 특히 P-3C의 경우 전술컴퓨터로 탄도를 자동 계산해 발사 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온라인 모드 운용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점이다. 운용자도, 연구팀도 그 필요성을 절감했지만 예산이 막대하게 소요되는 데다 미 해군과 제작사의 협조·승인 없이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했다.
2000년 발사 시험을 위한 시범함과 시범기가 지정되면서 실제 항공기에 대한 전기적인 개조작업과 함정에 대한 발사대 탑재와 함께 연동 준비를 마치고 2001년 3월 13일 P-3C기에서의 발사 시험을 가질 수 있었다.
이날 해군전투발전단의 시험평가처장 오예근 대령(준장 예편), 시험평가과장 성철수 중령(대령 예편), 배기수 소령과 국방부 김중명 중령 등이 시험 참관을 위해 시험 지휘함 선진호에 올랐다.
포항에서 이륙한 P-3C는 오후 1시 남해 시험 해역 상공에 도착, 선진호로부터 발사해도 좋다는 허가가 떨어지면서 “나우, 나우, 나우!”라는 카운트다운를 시작했다. 청상어는 P-3C기에서 수면을 향해 낙하하고 곧이어 물결과 함께 수중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채 1분도 안 돼 청상어는 수면으로 부상하고 말았다. 초계기와 연동돼야 할 청상어의 관성항법장치가 정렬이 안 된 탓이었다.
< 출처 : 국방일보 신인호, 2006. 9. 11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