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군은 고등훈련기 확보를 위해 국가정책 사업으로 T-50 항공기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02년 8월 개발에 성공한 T-50(Golden Eagle) 항공기는 지금까지 400여 회의 아음속과 초음속을 넘나드는 시험비행을 통해 모든 비행 영역에서 탁월한 성능을 입증했다.

현 시점에서 지난 7년간 성공적으로 추진돼 온 T-50 개발 사업의 성과와 의의를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한민국은 T-50 사업을 통해 세계 12번째로 초음속 항공기 개발 능력을 보유하게 됐고 항공무기 체계의 독자적 개발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자주국방의 기틀을 다질 수 있게 됐다.

둘째, 국방획득관리 체계에 있어 국내 연구 개발 절차의 선진화를 도모한 점이다. T-50 사업은 항공 선진국이 채택하고 있는 체계 개발과 양산을 병행 추진하는 획득 체계를 적용, 총 사업 기간을 2년6개월 이상 단축했고 사업 비용도 3000억 원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창출해냈다.

셋째, 세계에서 두 번째로 동시공학(concurrent engineering) 개념을 적용해 설계 도면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전방·중앙·후방 동체를 성공적으로 제작·조립하는 등 항공기 설계와 제작 기술 분야에 있어 세계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과거 20여 년간 꾸준히 추진해 온 우리나라 항공산업 분야의 숨은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우려되고 있는 점은 T-50 고등훈련기 양산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적정 수준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나 제한된 국방 재원 내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아울러 항공산업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양산비용 때문에 사업 기간이 연장될 경우 전체적인 사업 비용이 증가할 것이고, 활발히 진행 중인 해외 수출 상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공군은 현재 훈련기를 미국에서 임차해 조종사를 양성하고 있으며, 임차 만료 시기가 2006년 후반기이므로 T-50 항공기가 적기에 전력화되지 않으면 2007년부터 조종사를 훈련시키는 데 애로 사항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T-50과 동시에 개발되고 있는 A-50 경공격기는 공군의 주력기인 F-16에 버금가는 성능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현대 전투기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항공전자 무장제어 컴퓨터는 F-16보다 100배 이상 빠른 연산 능력과 충분한 저장 용량을 가지고 있으므로 레이더와 무장탑재 능력을 일부 개조시에는 중·장거리 대공 미사일과 정밀폭격 능력까지 구비할 수 있는 항공기로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T-50 사업은 국가정책 사업으로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성공적인 항공기 양산을 통해 공군 고등훈련기를 적기에 전력화함과 동시에 국가적 차원에서 항공기 수출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정 수준의 T-50 양산을 위한 예산 지원이 제때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김창호 중령 공군항공사업단 〉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4. 5.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