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길사한(成吉思汗)·테무친(Temuchin)·태조(太祖) 등으로 불리는 칭기즈칸(Chingiz Khan·사진)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복자이자 현대 전략기동군의 개념을 최초로 정립시킨 전략가다.

광활한 초원의 유목민족에 불과했던 몽골족을 하나로 통일, 1206년 몽골 제국의 칸(Khan)으로 등극한 이후 중앙아시아에서 터키와 동유럽에 이르기까지 광활한 영토를 정복하고 대제국을 건설했다.

로마가 보병을 중심으로 철저한 조직화와 체계적 병력 운용을 통해 정복전쟁을 펼쳐 나갔다면 칭기즈칸의 몽골군은 기병부대를 중심으로 한 전광석화와 같은 기동과 충격으로 승리를 이끌어 냈다.

말에서 태어나 말에서 죽는다는 몽골 기병들은 기마민족 출신답게 모든 숙식을 말에서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경량화돼 있었고 항상 충분한 숫자의 말을 준비해 기동력을 유지했다.

이전의 정복자들이 보병을 중심으로 전쟁을 전개해 병력의 이동과 전투 준비에 상당한 시일이 소모된 반면 칭기즈칸은 병력을 100% 기병으로 구성, 이동시간을 단축하고 적의 배후를 강타했다.

때문에 칭기즈칸에 맞선 이민족들은 미처 대응 태세를 갖추기도 전에 방어선을 뚫고 들어온 몽골 기병에 의해 처참한 최후를 맞이해야 했고 복수하려 해도 이들의 이동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칭기즈칸의 몽골 기병대는 보급 문제로 인한 작전의 제약을 거의 받지 않았으며 원거리 통신망과 첩보망을 활용, 우회·기습·집중 등의 전략을 적절히 구사해 고정된 방어 진지와 요새들을 무력화했다.

칭기즈칸의 기동전 개념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전격전(電擊戰·blitzkrieg)과 현대 전략기동군(戰略機動軍)으로 구현되고 있으며 기계화 부대의 경량화를 통해 본래 개념에 근접하려 노력하고 있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4. 5.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