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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교두보를 둘러싼 혈전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지 3년째인 1941년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독일군과 영국군이 격돌했다. 41년 2월부터 6월까지 에르빈 로멜의 아프리카군단은 황량한 사막을 가로지르며 시레나이카 일대에서 공세작전을 펼쳤다. 동맹국 이탈리아가 영국군을 선제 공격하다 오히려 수세에 몰리자 대신 독일이 나서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이에 대항한 영국군은 토브룩 항구로 후퇴, 기약 없는 방어작전으로 응수했다.

독일에 북아프리카는 어떻게 보면 계륵이었다. 독일이 가장 주력한 주전장은 어디까지나 소비에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중요한 중동지역과 연결된 북아프리카를 손쉽게 영국에 내 줄 수도 없었다. 최소한의 전력 투입으로 북아프리카·지중해를 안정시키면서 주력부대는 소련과의 결전을 계속한다는 것이 히틀러의 전략이었다. 히틀러는 이 작전의 책임자로 로멜을 선택했다.

로멜의 기갑부대는 특유의 전격전으로 3월 31일부터 벤가지와 시레나이카를 탈환하고 4월 중순부터 영연방군을 토브룩으로 몰아넣어 포위했다. 4월 말에는 이집트로 가는 길목인 솔룸을 점령했다. 그러나 로멜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동쪽의 수에즈 운하를 목표로 한 대담한 기동작전을 계속했다. 41년 6월 21일, 마침내 토브룩은 로멜이 지휘하는 독일군의 수중에 떨어졌다.

토브룩을 중심으로 북아프리카에서 벌어진 초기 전투에서 로멜은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 영국군 등 적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막의 여우’ 로멜의 신화가 시작된 무대가 토브룩인 것이다. 힘들게 토브룩에서 저항하던 영국군을 지휘한 모스헤드도 인상적인 지휘관이었다. 모스헤드의 강인한 의지와 부하들로부터 신뢰받은 리더십은 영국군을 지탱하게 한 마지막 힘이었다.

플래닛미디어의 ‘세계의 전쟁’ 시리즈 6권으로 출간된 ‘토브룩 1941’은 로멜의 추진력과 천재성이 모스헤드의 의지력과 리더십과 격돌한 토브룩 전투를 특유의 시각적 편집으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전투수행 과정에서 두드러진 창조성을 보여 준 로멜과 상관과 부하를 한마음으로 묶어낸 모스헤드의 리더십을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02-3143-3366.

< 출처 : 국방일보 김병륜, 2007. 3. 29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7-03-29 18: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