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북전쟁 당시 남군이 건조한 헌리(Hunley)는 최초의 격침 전과를 올린 잠수함이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잠수함이다.

헌리는 남북전쟁 당시 강력한 해군력을 바탕으로 남부연합의 주요 항구를 봉쇄, 경제적·군사적 압박을 가한 북군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된 일종의 특공 병기였다.

헌리는 1864년 웨스트버지니아의 주도(州都) 찰스턴 항(港)에 대한 북군 함대의 해상 봉쇄를 격파하기 위해 출동, 특공작전을 통해 전함 호사토닉(Housatonic)을 격침했다.

이것은 1578년 영국의 윌리엄 본에 의해 잠수함 개념이 최초로 정립되고 1624년 네덜란드의 코르넬리우스 드레벨에 의해 최초의 잠수선이 등장한 이후 실전을 통해 기록된 최초의 격침 전과였다.

1776년 잠수정 터틀(Turtle)이 최초로 실전에 투입돼 전공을 세운 이후 88년 만에 헌리가 해중 공격으로 적함을 완전히 격파함으로써 잠수함의 유효성과 위력을 충분히 검증했다.

그러나 임무 완수 후 귀환 도중 램프 불빛을 사용한 귀환 신호를 마지막으로 행방불명됐고 1995년 수색 작업을 통해 선체가 발견되기 전까지 헌리의 침몰은 역사적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국제 조사·발굴 팀의 5년여에 걸친 작업을 거쳐 2000년 찰스턴 인근 해저 바닥에서 인양된 헌리는 현재 과학자들에 의해 역사적 의문을 풀기 위한 복원 과정을 거치고 있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4. 5. 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