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승리의 원동력이며 하늘에 떠 있는 레이다 기지이자 전투지휘소인 ‘ 하늘의 눈’ 공중조기경보통제기(Airborne Early Warning & Control) 확보 사업(E-X)은 2004~2012년간 약 2조 원의 국방예산을 투자, 공중조기경보통제기 4대를 구매하는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왜 E-X 사업의 추진이 필요한가를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한국 공군의 독자적 전방위와 원거리 조기 경보 통제 능력이 부족하다.

현재 우리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지상 레이다는 휴전선 이북의 저고도 항적 탐지가 제한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레이다 사이트가 산 정상에 위치해 유사시 적의 최우선 공격 목표가 되므로 피폭시 대체 수단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산보다 높은 10∼12㎞ 상공에 떠서 이곳저곳으로 움직이는 비행기이므로 휴전선 이북의 북한 비행기를 이륙에서부터 착륙까지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조기 경보 기능에다 아군기에 정보를 제공하고 공중 전투를 통제하는 기능까지 보유함으로써 군사 작전적인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무기 체계다.

둘째,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반드시 추진해야 할 핵심 전력 증강 추진 사업이다.

세계 안보 환경은 불안정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자국 이익(national interest)의 적극적 보호를 위한 군사력 운용에 중점을 두고 추진해 나가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측면에서 동북아 지역은 도서 영유권·해양자원 개발 등 다양한 분쟁 요인이 잠재하고 있는 가운데 공중조기경보통제 체제 구축을 위해 경쟁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이미 1970년대부터 러시아·일본 등 대부분 국가가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확보·운용해 오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안보 환경과 국방 여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자위적 방위 역량을 확충시켜 나감과 동시에 동북아 지역 국가들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보유 추세에 따른 대칭전력(symmetrical forces)을 반드시 확보해 나가는 전략적 무기 체계 획득 사업 추진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이런 맥락에서 국가 이익의 적극적 보호를 위해 원거리 공중 조기 경보 능력과 항공기들에 대한 통제력·장악력을 가지고 전장을 지휘할 수 있는 전투지휘소를 보유해야 한다는 국가 전략적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무기 체계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보유하게 되면 한반도 주변 지역의 800㎞ 이상의 탐지 범위와 6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탐지할 수 있고 동시에 200개의 표적을 추적·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됨으로써 대한민국은 주변국에 대한 전방위 조기 경보는 물론 작전 통제 영역 확장을 통해 자주적 공중조기경보통제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E-X 사업은 공군이 98년부터 사업에 착수, 반영했으나 국방 재원 부족으로 두 차례 순연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지난해 국회에서 예산이 통과, 올해 착수된 사업으로 오는 10월 도입 기종을 결정한 다음 연말에 계약 체결을 목표로 정상적으로 사업 추진 중에 있다.

참여정부 들어 국방부는 독자적인 대북 억지력 확보를 위한 첨단 정예군 육성을 핵심 목표로 하는 ‘자주국방 비전’을 마련, 중장기적으로 주한미군의 안보 역량을 대체할 수 있는 첨단 장비 도입 방안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 군의 전력 증강 사업을 우선순위에 걸맞은 무기 체계가 어떠한 것인지 냉철히 짚어 보고 ‘ 제로베이스 버지팅’(zero-base budgeting) 개념 아래 선택적 집중 투자 전략을 펼쳐 나가야 할 시기라고 본다.

〈 전동기 대령 공군본부 〉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4. 5. 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