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itary Review - (주)아이엠알코리아　　　　　　　　　　　　　　　　　　　　　　　　　　　　　　　　　　　　　　　　　　　　　　　　　　　

'검증 국가전략없는 일본'

표류하는 日, 어디로 가나

‘첨단 기술 기반의 붕괴, 해양 전략의 부재, 뒤처진 자원 외교, 대학과 기술 인력의 경쟁력 저하’.요미우리신문이 진단한 일본의 현주소다. 요미우리신문은 2005년 미래 방향을 설정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일본의 실태를 현장감 있는 연간 기획물로 진단했다.

당시 연재물을 단행본으로 묶어낸 책이 바로 ‘국가전략 없는 일본’이다. 이 책 내용을 한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일본 기자가 쓴 ‘일본은 없다’라고 할 만하다.일본 과학계는 2005년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를 개발했지만 사회적 인식 부족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일본의 전자현미경 기술은 관련 기술자의 은퇴로 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일본의 우주센터는 1년 중 단지 190일 동안만 발사할 수 있다. 발사 파편으로부터 어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명분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동해 해저 지명 문제와 관련, 한국이 주도면밀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상대적으로 이에 대처하는 일본 측 대응은 허술하다는 것. 해양정책 방향을 잡지 못하는 일본 정부 내 혼란상도 적나라하게 해부하면서 ‘일본은 허울만 그럴듯한 가짜 해양대국’이라고 주장한다.

요미우리신문은 석유 같은 지하자원은 언제나 돈 주고 살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 전략물자 일종이라는 점을 이해 못하는 일본의 안이한 자원외교에 대해 절망감을 토로한다. 희귀 금속 수입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점도 우려한다. 사실상 일본은 자원의 중요성을 망각한 채 ‘자각 없는 자원외교’를 하고 있다는 것.

항만·원자력발전소의 안전 체계도 형편없다며 안전대국의 신화도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젊은 세대들의 의욕 저하로 대학 교육 수준과 인력의 질, 기술 기반이 약해지고 있는 점도 일본의 약점으로 지적했다. 물론 엄살을 넘어 사실상 ‘자기 부정’에 가까운 이 책의 주장을 한국 독자들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언론 특유의 선정적 비판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책의 밑바닥에 깔린 논리에는 국제 관계에서 좀 더 분명한 자기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일본 보수 우파의 시각이 담겨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조심스럽게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일본이 격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자신의 위치와 약점을 어떻게 정의 내리고 있고, 어떤 방향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지 잘 보여 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02-333-2536

< 출처 : 국방일보 김병륜, 2007. 7. 19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7-07-19 19: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