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itary Review - (주)아이엠알코리아　　　　　　　　　　　　　　　　　　　　　　　　　　　　　　　　　　　　　　　　　　　　　　　　　　　

세계 분쟁 현장서 바라본 미군

로버트 카플란著 - '제국의 최전선'

‘제국의 최전선’은 전 세계 분쟁의 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미 육군과 해병대의 현장 모습을 생생하게 풀어낸 책이다.

이 책 집필을 위해 저자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예멘·쿠웨이트·콜롬비아·몽골·필리핀·아프가니탄·수단·에티오피아 등 전 세계 각지에서 뛰고 있는 미 육군과 해병대를 현장 취재했다.

‘제국의 최전선’은 미군의 첨단무기나 탁월한 군수지원 능력 등 미군의 하드웨어에 초점을 맞춘 책은 아니다. 그렇다고해서 전 세계 미군을 움직이는 군사전략을 정면으로 분석한 책도 아니다.

오히려 저자가 주목한 것은 21세기 초 미국이라는 세계 ‘제국’을 지키기 위해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중하급 장교와 부사관의 모습이다. 저자 스스로도 “세계 변방의 미군기지에 주둔해 있는 중간 장교와 부사관들의 모습을 스냅사진 찍듯이 명료하게 기록해 후대에 알리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카플란이 미국의 군대를 이해하는 방식은 ‘군부대와 함께 걸어서 혹은 험비를 타고 동행하는 것’이다. 그런 접근법 덕에 ‘제국의 최전선’에는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미군 장교와 병사들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어 있다.

미국 대통령의 연설이나 국방부의 거창한 전략이 아니라 현장의 모습을 통해 미국의 세계 전략이 풀뿌리 차원에서 어떻게 집행되고 있는지를 파고든 책이 ‘제국의 최전선’인 셈이다. 사실 ‘제국의 최전선’이 어떤 책인지 설명해 주는 가장 적절한 코드는 글쓴이 그 자체일 것 같다. 저자 로버트 카플란은 ‘타타르로 가는 길’로 국내에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미국의 저널리스트자 국제정치 평론가다.

2002년 봄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캠프데이비드 별장에 틀어박혀 카플란이 지은 ‘타타르로 가는 길’을 읽고 크게 감명받았다는 기사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부시 대통령이 공감했다는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카플란은 미국의 신보수주의 네오콘과 공감대를 가진 인물이다. 카플란은 지극히 현실주의적이며, 냉정하다 못해 시니컬하고, 머리로 예단하기보다 발로 기록하는 스타일이다.

그의 최신작 ‘제국의 최전선’도 이 같은 카플란의 특성이 그대로 녹아 있다. 그 덕에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느냐 여부는 이 책을 읽는 데 큰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머리에서 나온 ‘주장’이 아니라 발에서 나온 ‘팩트’를 담은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원제는 ‘제국의 보병’(Imperial Grunts)이다. 총 4권으로 기획된 이 시리즈의 두 번째권도 조만간 미국에서 출간을 앞두고 있다. 02-3142-3797.

< 출처 : 국방일보 김병륜, 2007. 8. 23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7-08-23 19: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