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유엔의 지원으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한 우리나라는 현재 남북 대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세계 여러 분쟁 지역에서 평화유지활동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평화유지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군 요원들은 성실하고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 유엔과 국제 사회에 한국군의 위상을 크게 고양하고 있다.

특히 국제 평화유지활동(PKO)을 통해 다양한 군사작전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함으로써 우방국과의 연합 작전에 필요한 국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군의 국제화 기반 조성에 크게 기여해 왔다. 이라크 추가파병을 앞두고 한국군이 해외에서 펼치고 있는 PKF의 활동상을 살펴봄으로써 자이툰부대가 이라크에서 펼칠 성공적 해외 파병 활동을 기대해 본다.


평화유지활동 개관

세계 각국은 국제 평화유지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국위를 선양할 뿐만 아니라 분쟁 이후의 재건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국익도 창출할 수 있어 PKO는 오늘날 국가적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으며 21세기의 주요한 군사 활동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PKO는 유엔이 직접 주도하는 평화유지 활동과 유엔의 승인 하에 지역 기구 또는 특정 국가가 주도하는 다국적군 형태의 평화 유지활동으로 구분된다.

유엔 주도의 평화유지활동은 군·경찰·선거 감시 요원·국제 기구·각종 비정부 기구(NGO) 등 다양한 요소가 참가, 치안 유지·무장 해제·인도적 지원 등의 제반 평화유지활동을 수행한다. 이들은 유엔 사무총장 특별대표(SRSG)와 유엔평화유지군(PKF)사령관의 직접적인 지휘 통제를 받으면서 제반 활동 경비는 유엔이 부담한다.

한편 지역 기구 또는 특정 국가가 주도하는 평화유지활동은 병력 파견에 대한 유엔의 승인은 받되 파견된 부대들은 특정 국가 또는 지역 기구에서 임명한 사령관의 지휘 하에 PKO 임무를 수행하며 경비는 개별 파견국에서 부담하고 있다.


유엔 평화유지활동

우리 군은 1993년 소말리아(UNOSOM-Ⅱ)에 공병대대를 파견, 유엔 평화유지활동에 참여한 이래 세계 평화 유지를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 앙골라·서부사하라·동티모르 등 9개 지역에 연인원 5000여 명이 유엔의 평화 유지 노력에 참여해 왔다.

▲ 동티모르 상록수부대 활동
99년 우리 정부가 유엔 사무총장과 호주 정부로부터 병력 파견을 요청받아 파병을 결정할 당시 보병부대의 다국적군 참여에 대한 많은 논란과 국회·시민단체의 반대가 있었지만 그해 10월 동티모르에 파견된 상록수부대는 책임 지역에 대한 치안 유지·국경선 통제·민사 작전 등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특히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인 ‘블루엔젤 작전’을 통해 의료 지원·농기구 정비·장학 행사·구호품 전달 등 지역주민들의 애로와 고충을 해소해 주는 한편 문화의 밤 행사·오쿠시 미니 월드컵 등 지역 문화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함으로써 주민들의 절대적 신뢰와 성원을 받았다.
그 결과 상록수부대는 지역주민으로부터 ‘다국적군의 왕’(말라이 무띤)이라는 호칭을 받을 정도로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고 2003년 10월 제8진을 마지막으로 완전히 철수했다.

▲ 서부사하라 의료지원단 활동
유엔 서부사하라 선거감시단(MINURSO)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지원단은 94년 9월 최초 파견된 이래 2004년 6월 현재 제20진(20명)이 활동 중이다.
국군의료지원단은 유엔 서부사하라 선거감시단 내 유일한 단위 부대로 유엔 요원에 대한 1단계 의료 지원, 24시간 응급환자 조치, 현지 사령부에 대한 방역과 식품·수질 검사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 파견 요원은 현재까지 약 9년간 4만5000여 명의 유엔 요원에게 양질의 진료를 제공, 국위를 크게 선양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서부사하라 평화유지활동에 계속 기여할 수 있도록 매년 국회의 동의를 받아 파견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 군 옵서버(military observer) 활동
우리 군은 94년부터 인도·파키스탄 유엔 정전감시단(UNMOGIP), 그루지야 유엔 정전감시단(UNOMIG)에 영관급 장교를 군 옵서버로 파견하고 있다. 이들은 현지 사령부의 통제 하에 정전협정의 위반 여부를 감시하고 순찰, 조사·보고, 중재 등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한국군의 위상을 제고하고 연합 작전에 필요한 국제 전문 인력 양성과 군의 국제화 기반 조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 신규 유엔 PKO 참여
국방부는 2003년 7월 유엔 아프가니스탄지원단(UNAMA)에 연락 장교 1명, 2003년 11월 아프리카에 위치한 유엔 라이베리아임무단(UNMIL)에 군 옵서버 2명을 신규 파견한 바 있다. 이곳에 파견된 장교들은 위험하고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도 DDR(군대 해산·무장 해제·재통합), 인도적 구호와 분쟁 지역 정찰 활동 등 주어진 업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대테러전쟁 지원 해외 파병

▲ 개요
2001년 9월11일 온 세계를 경악시킨 9·11 테러 이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으로 시작된 ‘항구적 자유작전’(OEF : Operation of Enduring Freedom)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2001년 12월 해·공군 수송지원단을, 2002년 2월 육군 의료지원단을 파견했으며 미국의 요청에 따라 2003년 2월 건설공병대를 추가 파견했다. 또 2003년 3월 개시된 미·영 연합군 주도의 ‘이라크 자유작전’(OIF : Operation Iraq Freedom)을 지원하기 위해 그해 4월 서희부대(공병부대)·제마부대(의료부대)를 파견했다.

▲ 동의부대 활동
2002년 9월 야전병원을 개원한 동의부대는 전 장병의 투철한 사명감과 최상의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노력으로 1년 7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7만여 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대기록을 수립한 바 있다. 지금도 동의병원은 하루 평균 200여 명의 환자가 찾는 최고의 야전병원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아프가니스탄 현지 주민은 물론 다국적군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가 됐다.
동의부대는 본연의 의료 지원 임무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모은 기금으로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 소재 6개 대학의 한국어 전공 학생 8명을 선정,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지역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양국 간의 우호 증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군의 활동에 대해 현지 주민들은 그들의 우상인 아프가니스탄 전쟁 영웅 마슈드(Ahmad Shah Masoud)장군 다음으로 “신이 내린 또 하나의 축복”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 다산부대 활동
다산부대로 명명된 아프가니스탄 건설공병지원단은 2003년 2월 최초 전개한 이후 도로 설치, 기지 외곽 경계 초소 보강, 기타 각 동맹국 시설 공사 지원 등 중요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 왔으며 미국과 동맹군 부대뿐만 아니라 기지 사령부도 다산부대의 우수성을 인정, 많은 관심과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편 오랜 내전으로 대부분 폐허가 된 학교 시설을 지원하기 위해 부대 주둔지 주변에서 가장 낙후된 4개 지역을 선정, 대민 지원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동맹군 지휘관들로부터 모범적 사례로 평가받아 자신의 부하들에게 한국군을 본받도록 교육할 정도로 한국군의 자긍심과 위상을 높이고 있다.

▲ 이라크 서희·제마부대 활동
서희부대 = 서희부대는 전쟁으로 파괴된 학교·병원, 도로, 상하수도·전기 등 사회 기반 시설을 복구했으며 기지 방호·경계 시설, 건물 보수 등 동맹군 기지 건설 공사를 지원했다. 또 한국 기업과 협조, 디카르 대학과 나시리야 교사협의회 등 4개소에 최첨단 정보통신 기기와 컴퓨터·인터넷 등을 갖춘 IT(기술정보)센터를 설립해 학생과 교사들이 정보통신 분야 학문과 기술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었다.

제마부대 = 지난해 7월4일 개원한 제마병원을 통해 현지 주민·동맹군들을 대상으로 하루 평균 100여 명을 진료했으며 동맹군이 운영하고 있는 군 병원 중 유일하게 지역 주민을 치료하는 기관으로 지정돼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정성껏 치료해 준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나시리야에서 가장 유명한 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매주 3회 연합 순회 진료단을 구성, 지역주민에 대한 순회 진료와 방역 활동을 실시해 전염병 예방과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개선했다.

서희·제마부대는 부여된 기본적 임무에 부가해 어린이 학교·기술 학교 운영 등을 통해 국민 교육을 지원하고 장학금 전달로 불우한 학생들의 학업을 지원했다. 또 고아원·보육원 등지에서 위문·봉사 활동, 자매 결연, 친선 체육 활동을 실시함으로써 정을 바탕으로 한 주민 친화 활동을 전개했다. 이러한 헌신적 활동 결과 현지인들로부터 “꾸리(한국) 넘버원”이라는 칭호와 더불어 ‘이라크인의 형제’로 인정받은 바 있다.


맺음말

최근 이라크 현지 정세가 일부 악화되고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에 대한 국제적 비난 여론이 확산되면서 국내 정치권과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아직도 추가파병 철회 또는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추가파병은 지난해 10월16일과 지난 6월8일 만장일치로 통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 1511호·1546호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라크인들의 절실한 도움 요청과 유엔의 이라크 정치 정상화 노력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이라크의 평화 정착과 재건 지원에 기여한다는 대명제 하에 추진되는 만큼 우리 군의 파병과 관련해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겠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구촌 곳곳에서 국제 평화유지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군은 우리 군의 우수성을 국제 사회에 유감 없이 보여 주고 있다.
이라크에 추가파병되는 자이툰부대도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한 ‘준비된 정예 부대’로서 이라크 주민들이 처한 현실을 이해하고 그들이 진정으로 필요한 부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대임에 틀림없다.

우리 모두는 곧 임지로 떠나 한국과 한국군을 대표해 평화유지활동에 매진하게 될 자이툰부대원들에게 용기와 힘을 실어 줌으로써 우리 장병들이 자긍심과 자신감을 갖고 부여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힘찬 격려를 보내야 하겠다.

< 중령 최신일 국방부 정책기획관실 >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4. 6. 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