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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꿰뚫는 비행기 100년史

'비행기의 역사'

때로는 내용을 보기도 전에 겉모양만으로도 사람을 압도하는 책이 있다. ‘비행기의 역사’가 그렇다. 이 책은 세로 36.06㎝, 가로 26.67㎝에 달하는 자신감 넘치는 큰 판형만으로 눈길을 끈다. 백과사전 크기의 위풍당당한 표지만 봐도 과연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저절로 궁금증이 생기게 만든다.

시간 순서에 따라 25장으로 나뉜 이 책에는 항공기의 형태와 그에 관련된 특별한 사건들, 기술적인 특성과 역사,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게 된 이야기, 항공 발전 과정의 예화와 배경 정보 등 호기심과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가득하다.

하늘을 정복하기 위해 나선 길에서 겪은 수많은 극적 경험들, 비행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숱한 실패와 성공에 얽힌 이야기와 더불어 소중한 의미와 가치를 지닌 사진들이 풍성하게 실려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번뜩이는 천재성을 보여주는 비행 기계, 1783년 열기구, 1852년 증기기관 비행선, 1890년 동력 글라이더를 거치면서 우리 인류는 푸른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싶어 했던 오랜 꿈에 한 걸음씩 다가선다.

1903년 라이트 형제가 내연기관을 장착한 비행기, 플라이어호의 비행에 성공하면서 마침내 비행기의 역사가 시작된다.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부분도 1903년 이후 제1차 세계대전·제2차 세계대전·제트기를 거쳐 수직 이착륙기, 21세기형 최신예 전투기를 거쳐 우주선과 같은 오늘날 가장 진보된 비행 시스템이 출현하기까지 지난 100년에 걸친 비행기와 비행체의 역사다.

비행기 역사를 다룬 수많은 책 중에서 이 책만의 특징을 꼽자면 개별 항공기 이야기에 매몰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감수자 임상민 한국항공우주산업 선임연구원이 지적했듯이 이 책은 단편적인 항공기 나열이 아닌 항공기 개발의 큰 흐름을 다룬 것이 특징이다.

항공우주력이 21세기 전쟁을 지배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은 이제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자체 기술력으로 초음속 비행기를 만들어낸 12번째 국가로 성장했을 만큼 항공우주력 분야 육성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국가의 노력이 성공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우리 사회가 항공우주력의 특성과 중요성을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비행기의 역사를 훌륭하게 정리, 항공우주력에 대한 이해를 도울 이 책이 출간된 것은 더욱 의미가 깊다. 비행의 역사를 살펴보는 데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이 책은 비행기만 봐도 가슴이 설레는 수많은 사람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될 만하다.

이탈리아 저널리스트이자 사진작가이기도한 저자 리카르도 니콜리는 1982년부터 항공분야 전문 잡지에 글을 써온 항공분야 전문 역사가다. 02-704-3861.

< 출처 : 국방일보 김병륜, 2007. 10. 18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7-10-18 19: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