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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여 년 전쟁사에 초점 둔 고구려史

'고구려, 전쟁의 나라'

고구려는 군사강국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 덕에 고구려 전쟁사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은 원래부터 낮은 편은 아니었다.

여기에 연개소문·대조영·태왕사신기 등 사극 열풍까지 불면서 고구려가 치렀던 수많은 전쟁들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00여 년에 걸친 고구려의 전쟁사 자체에 초점을 맞춘 책은 지금까지 흔한 편은 아니었다.

유사한 주제를 다룬 단행본도 수·당과의 전쟁을 다룬 국방부 전사편찬위원회의 ‘고구려 대수당전쟁사’ 정도만 꼽을 수 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전쟁사를 중심으로 고구려사를 집중 조망한 ‘고구려, 전쟁의 나라’는 주제 자체만으로도 눈길을 끌 만한 책인 셈이다.

더구나 이 책의 저자는 지난 수년 동안 토번과 나당전쟁의 상관관계, 등자와 중장기병, 고구려와 신라의 말사육 문제, 신라의 기병과 장창보병 등 여러 가지 새로운 주제에 대해 도발적인 해석을 담은 10여 편의 논문으로 학계를 흔들어왔던 군사사 분야의 저명한 소장학자다.

기존의 국내 역사학자들이 잘 인용하지 않던 서양 군사사 분야의 연구성과까지 폭넓게 인용하면서 삼국시대 군사사 연구에 한 획을 그었던 저자는 이번 ‘고구려, 전쟁의 나라’에서도 특유의 학문적 개성을 유감없이 드러내면서 특색있는 전쟁역사 비평서를 세상에 내놓았다.

무적의 상징처럼 보이는 중장기병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은 수긍할 수 있겠지만 고구려의 군사적 강성은 수렵에 기초한 문화가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간주한다거나 고구려가 오랜 세월 멸망하지 않고 버텼던 것은 원시성 때문이라고 주장하는등 논쟁의 여지가 많은 의견을 거침없이 제기한 점은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031-955-8897.

< 출처 : 국방일보 김병륜, 2007. 11. 1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7-11-01 18:3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