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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주변국 안보정세 포괄 조망

동북아군사력 2007-2008 - 한국국방연구원 편집·발행

‘중국과 미국의 전략적 대립관계가 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새롭게 부상했다.’ 한국국방연구원이 펴낸 ‘동북아군사력 2007-2008’에서 진단한 지난해 동북아 정세의 총평이다.

이규열 박사 등 한국국방연구원의 연구원 4명은 공동으로 집필한 ‘동북아군사력 2007-2008’을 통해 ‘중국과 미국의 전략적 대립관계가 2007년에도 동북아 지역의 전반적 전략상황의 기본 구도를 결정하는 핵심적 맥락’이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러시아가 새롭게 안보정세에 존재감 있는 주역으로 다시 등장했다는 것이 저자들의 지적이다. 지금까지 동북아 안보정세 차원에서 볼 때 러시아의 움직임은 미중 대립구도 속에서 논의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관계도 다시 뚜렷한 대립관계가 부각되고 있다는 의미다.

저자들은 동북아를 벗어나 세계적 차원에서 보자면 중국·러시아와 미국의 대립관계가 세계적 차원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 2007년 안보 정세의 큰 흐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그 영향력의 범주를 중앙아시아·동남아·중동·아프리카·유럽·중남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 영역으로 확장시킴에 따라 이들 간의 전략적 대립구도가 점차 전 세계적 차원으로 확산되는 양상이 보다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동북아의 군비 경쟁구도가 가속화됐다는 점도 저자들의 주요 지적 사항이다. 2006년까지만 해도 동북아 지역 국가들의 군사력 변동 상황에 대해 ‘경쟁’이라고 평가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2007년에는 동북아지역 강대국들의 군비경쟁이 경쟁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이 본격화됐다는 것.

‘동북아 군사력’은 한국국방연구원이 2004년 이후 동북아 안보 관련 뉴스와 현황을 정리해 매년 펴내는 연감 성격의 자료집이다. 동북아에 초점을 맞춘 책이라고는 하지만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역내 강대국들이 실질적으로 세계 안보 흐름을 주도하는 국가들이라는 점에서 세계 정세의 큰 줄기를 조망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출간된 ‘동북아 군사력’의 내용도 크게 나눠 국가별 주요 동향과 군사 현황 두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국가별 주요 동향 편에서는 2007년 10월까지 주요 국가별로 안보 관련 뉴스를 체계적으로 정리, 지난 1년 동안 해당 국가에서 어떤 안보상 이슈가 발생했는지를 조망했다. 국가별 군사현황 편에서는 군 조직·국방예산·무기 보유현황 등 각종 자료와 수치들을 모아 뒀다.

다만 국가별 주요 동향 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료의 시의성이 떨어지는 군사 현황 편을 보완하고 통신사 뉴스 이외의 공개 자료원을 추가로 발굴하거나 서술의 토대가 된 개별 국제 군사 뉴스의 신뢰도를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연감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일은 앞으로의 발전 과제로 남아 있다.

‘동북아 군사력’은 보안상의 한계 때문에 언론보도 등 공개 자료를 토대로 집필된 책이지만 수많은 국제 안보 뉴스를 체계적인 틀 위에서 주요 국가별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자료집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하루에도 십 건 이상의 국제 군사 뉴스가 끝없이 쏟아져 나올 만큼 주요국의 군사 자료가 많다고는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이곳 저곳에 분산된 안보 관련 뉴스를 일일이 찾는 작업은 고역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군 안밖에서 매년 연초 ‘동북아군사력’이 출간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독자들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유사한 성격의 연감인 세계 군사력 균형(Military Balance)이 기본적으로 세계 각국의 군사 안보 현황을 수치 자료의 변동으로만 접근하는 데 비해 한국국방연구원의 ‘동북아군사력’은 서술적 설명에 충실하다는 점도 나름의 강점이다.

< 출처 : 국방일보 김병륜, 2008. 4. 3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8-04-03 20:1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