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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은 소련을 어떻게 붕괴시켰나
'레이건의 十字軍'

레이건 대통령만큼 진면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미국 대통령도 드물다. 할리우드 영화배우 출신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레이건 대통령은 미국 보수 진영이 정치무대 위에 내세운 ‘얼굴마담’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미국 그로브대학의 폴 켄고르 정치학 교수가 쓴 ‘레이건의 십자군’은 그런 오해가 사실과 다름을 조목조목 설명해 간다. 저자는 ‘힘에 의한 세계 평화’라는 레이건의 소신이 이미 60년대 주지사 시절부터 시작된 것임을 분명히 한다.

소련과의 위험한 동거를 거부하고 군사력과 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이라는 양대 축을 바탕으로 세계 평화를 꿈꾼 레이건의 정치철학이 그 누군가에 의해 연출되거나 단기간에 급조된 것이 아니라 정치인 레이건의 오랜 소신이었다는 이야기다.

또 저자는 폴란드의 민주화 운동이나 베를린 장벽의 붕괴도 단순히 레이건의 운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라 치밀한 미국 외교 전략의 산물이었음을 보여준다. 레이건이 어떻게 단 한 명의 미군 인명 손실도 없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에 치명적 패배를 안기는지를 묘사한 대목도 흥미롭다.

더 나아가 레이건이 전략방위구상(SDI)의 성능을 과장해 소련의 오판을 유도하고 대규모 군사력 건설을 통해 소련을 압박, 공산주의 종주국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은 과정을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묘사해 간다.

이 책을 단순히 ‘위인 레이건’을 찬양하는 전기로 읽는다면 잘못된 독법이다. 오히려 타협이 세계 평화를 위한 유일한 길이 아님을 실제 역사를 통해 보여주는 대목에 이 책이 던지는 진정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문의 02-722-9411

< 출처 : 국방일보 김병륜, 2008. 4. 3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8-04-03 20: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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