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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인6색… 승자에겐 이기는 비결있다
'Heros & Villains-전사들'
 검투사의 반란으로 로마제국 전체를 소동으로 몰아넣은 스파르타쿠스, 무자비하게 아스텍제국을 정복한 스페인의 코르테스, 100년에 걸친 길고 긴 내전을 마무리지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은 훈족의 왕 아틸라, 십자군전쟁에서 이름을 떨친 영국의 사자왕 리처드, 혁신적인 용병술로 한때 유럽을 제패한 나폴레옹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위대한 군인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선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를 잘 보여 주는 인상적인 표본들이다. 웅진지식하우스가 펴낸 ‘전사들’은 다큐멘터리로 유명한 영국 BBC의 화제 다큐드라마 ‘전사와 악인’(Heroes & Villains)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이 책은 카리스마의 검투사 스파르타쿠스, 비열한 실용주의자 코르테스, 시간 전쟁의 달인 도쿠가와 이에야스, 마피아식 독재자 훈족 왕 아틸라, 다혈질의 전쟁 기계 리처드, 인간 관리의 천재 나폴레옹 등 스타일이 전혀 다른 여섯 명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이들은 역사적 존재감이나 인격적 면모에서는 전혀 다른 수준의 인물들이지만 수많은 전쟁과 전투에서 승리를 경험한 인물들이란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저자는 이들이 어떻게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분석, 진정한 전사의 ‘두뇌와 심장’은 어떤 것인지를 제시하고 있다.
런던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 프랭크 맥린은 역사적 인물들의 전기와 전쟁사를 중심으로 한 단행본을 다수 집필한 저명한 역사교양물 작가다. BBC 다큐 특유의 탄탄한 구성력에 인물 전기와 전쟁사에 탁월한 저자의 손길이 더해져 역사적 재미와 번뜩이는 통찰력이 담긴 텍스트를 만들어 냈다.
비록 순수하게 전투 그 자체나 용병술을 분석한 책은 아니지만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교차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전장에서 어떻게 승리의 트로피를 쟁취할 수 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스파르타쿠스의 장점은 정의로움을 바탕에 깐 카리스마였다. 비록 마지막 순간에는 비장한 최후를 맞았지만 로마의 대군을 상대로 스파르타쿠스가 연전연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그 같은 개인적 자질에서 비롯됐다. 오로지 그 자신이 가진 통솔력과 카리스마로 오합지졸의 무리만으로 당대 최강의 로마군을 3년간이나 상대할 수 있었다.
이와 반대로 코르테스는 오히려 비열함이 무기였다. 그는 권모술수, 도박, 무자비함, 당근과 채찍도 현실적으로 전쟁 승리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온몸으로 보여 준 악당이었다. 이 책은 소수의 병력으로 아스텍이라는 대제국을 멸망시킬 수 있었던 코르테스의 힘의 비결을 잘 보여 준다.
저자는 코르테스가 아스텍을 정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유럽의 신무기나 전염병이 아니라 아스텍인들에게 원한을 갖고 있던 틀락스칼라족을 끌어들였기 때문이라고 본다. 적을 끌어들이는 권모술수가 아스텍을 정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셈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기다림의 미학을 이해하는 ‘시간 전쟁의 달인’이었다. 직접 칼을 들고 제일 선두에 서는 전사는 아닐망정 그는 전투와 전쟁의 속성을 꿰뚫는 인물이었다. 결정적 순간이 올 때까지 끝없는 인내와 은인자중으로 오랜 내전을 종식시킨 도쿠가와의 비결을 파헤쳐 냈다.
배신과 협박, 침략의 상징인 훈족왕 아틸라는 마피아식 지배술로 승리를 쟁취했다. 로마제국에 신의 채찍처럼 뼈아픈 고통을 안겨 준 아틸라의 승리 비결을 분석해 냈다.
사자왕 리처드는 학살자와 영웅이라는 양면적 면모를 가진 인물이다. 인격적 평가에 관계없이 그는 빛나는 지도력을 가진 탁월한 군사지휘관의 한 명이었다. 야생마 같은 십자군을 이끌고 다혈질의 승부사로 활약한 리처드의 승리법도 분석해 냈다.
나폴레옹은 자타 공인의 준비된 전쟁영웅이었다. 비록 러시아 점령 실패와 영국군과의 전투에서 잇따른 패전으로 몰락해 버린 영웅이지만 그의 전투에는 비범한 군사적 안목이 번뜩인다. 유럽 전체를 전쟁으로 몰아넣은 영웅 나폴레옹의 승리법도 흥미롭지만 그의 성공을 가능케 한 인관관계의 탁월함도 잘 분석해 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눈여겨볼 점은 전장에서 승리한 유명한 주인공들도 인간적으로는 약점이 많은 평범한 인간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모든 자질을 갖춘 완벽한 사람이 아닐지라도 끊임없이 단점을 보완하면서 끈기와 확신을 가질 경우 승리의 길에 이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 출처 : 국방일보 김병륜, 2008. 9. 11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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