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우리가 알고 싶은 세상의 모든 총
총백과사전 <크리스 맥나브 편집/휴먼북스 펴냄>
 명실상부(名實相符)란 말이 있다. 이름과 실상이 똑같다는 뜻이다. 지난달 번역 출간된 ‘총백과사전’이 그렇다. ‘총백과사전’을 설명하기 위해선 사실 긴 말이 필요 없다. 제목이 이 책의 모든 것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제목에 걸맞게 총의 모든 것을 사전 형식으로 정리해 냈다.
미국에서 2004년 출간된 ‘The Great Book of Guns’를 총기 애호가인 진승현·김동현 씨가 번역한 ‘총백과사전’은 16세기 화승총부터 20세기 군용소총에 이르기까지 장장 500년이 넘는 총의 역사를 사전 형태로 편집한 책이다.
이 책은 총을 크게 권총, 소총과 산탄총, 기관단총, 경기관총, 중기관총 등 다섯 가지 그룹으로 나눈 후 각각의 총기류를 연대 순서로 소개하고 있다. 피스톨과 리볼버 등 권총류가 1000여 종, 소총과 기관단총, 기관총 1000여 종을 합쳐 이 책에서 소개하는 총기의 종류는 모두 2000종이 넘는다.
그동안 국내에선 한글로 된 총 관련 단행본이 부족했다. 그동안 일부 군사전문 월간지에서 총기 관련 책자를 몇 권 번역한 적이 있지만 총을 주제로 국내에서 번역한 단행본 중에 이 정도로 충실한 책은 일찍이 없었다.
유명한 총이라면 어디에서나 쉽게 자료를 구할 수 있지만 당장 6·25전쟁 당시 북한군이 주력 소총으로 운용한 M1891 모신나강 장총이나 M1944 모신나강 카빈의 제원을 확인하려 해도 영어로 된 원서나 인터넷을 뒤적여야 했던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
‘총백과사전’에는 당연히 M1891과 M1944에 대한 설명도 등장한다. 총에 대해 약간의 지적 호기심이 있는 독자라면 ‘총백과사전’의 출간에 환영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한 가지 사례만 봐도 분명해진다.
물론 이 책이 총에 관심이 있는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우선 이 책은 긴 역사 동안 등장했던 수많은 총들을 균형있게 서술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현대 총기류에 대한 설명은 부족한 감도 없지 않다. 페퍼박스나 턴오버 등 총기 발전 역사에서 아예 무시하고 지나가기도 하는 독특한 발사구조를 가진 권총에까지 지면을 할애하는 친절한 배려가 때로는 지나차게 번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각각의 총을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두다 보니 총의 구조나 메커니즘 측면에서 깊이 있는 설명을 원하는 독자에게도 이 책은 만족감을 주지 못할 수 있다. 총의 역사를 다루면서도 기본적으로 유럽국가의 총기류 위주로 설명하고 있어 아시아권 총기류에 대한 좀 더 균형잡힌 서술을 원하는 독자에겐 불균형이 느껴질 법도 하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을 감안해도 이 책은 원서 제목처럼 ‘Great’하다. 총 역사의 큰 흐름이나 각각의 총기류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원하는 독자에게 이 책만큼 균형잡힌 서술을 하는 책도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작권 측면에서의 복잡한 절차를 무릅쓰고 책에 등장하는 모든 총들을 실물 컬러사진으로 채운 편집도 점수를 후하게 줄 수밖에 없다. 사진을 아낌없이 사용한 편집방식 덕에 굳이 한줄한줄 읽지 않아도 두 눈 가득히 포만감이 느껴질 정도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각각의 총을 소개하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책의 곳곳에 배치된 박스형태의 읽을거리도 무시할 수 없다. 권총탄의 종류, 5.56mm와 7.62mm 소총탄의 유효성 문제, 돌격소총의 탄생, 베트남전의 M16 등 총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흥미로운 읽을거리들도 책에 담아냈기 때문이다.
총은 군인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특히 우리 군에서 가장 많은 수효를 차지하는 육군 보병에게 소총은 생명 그 자체이자 생사를 같이하는 전우 같은 존재다. 아무리 첨단무기가 맹위를 떨치는 전장이라 할지라도 저격수의 소총 탄환 한 발이 전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는 것이 전쟁이다. 이 책을 통해 총이란 것이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 변천해 왔는지,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총이 존재하는지 한 번쯤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 같다. 문의 02-6327-3535
< 출처 : 국방일보 김병륜, 2008. 12. 10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
덧글쓰기
|
|
|
|
